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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오다리, 일자형 정렬보다 맞춤형 정렬이 필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6-07 18:25 | 최종수정 2022-06-09 08:13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혁명이나 다름없다. 처음 인공관절 수술이 나왔을 당시의 충격과 감동은 정말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공관절수술 이전에는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부딪힐 정도여도 달리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이 연골의 역할을 대신해주어 통증 없이 잘 걸을 수 있게 해주니 '혁명'이란 표현이 과장은 아니다.

인공관절수술은 대부분 성공적이다. 하지만 약 10~20% 정도의 환자는 수술 결과에 대해 완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무릎 주변 피부 감각이 떨어지거나 만성통증에 시달리거나 약한 뼈로 인해 기구 주변의 골절이 생기거나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면 인공관절이 빨리 닳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가장 해결이 어려운 환자는 엑스레이에서는 특별히 이상 소견이 없으나 수술 후 2~3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통증 환자이다. 만성적인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 함께 시행하는 다리 각도 교정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무릎 관절염의 대다수는 주로 무릎 관절 내측에 관절염이 진행해 내반변형이라 불리는 오(O)자형 다리가 된 환자들이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수술을 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최소 수 년에서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수술하는 환자들이 훨씬 많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되면 오자로 휘어진 다리를 일자로 똑바르게 교정하게 되는데, 이를 '기계적 정렬'이라고 한다. 기계적 정렬은 오랫동안 인공관절수술의 표준으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겼다. '오랜 세월동안 오자형 다리로 살아 온 사람이 갑자기 일자형으로 다리가 똑바로 펴지면 과연 이것을 편하게 느낄 것인가?'

이에 대해 2011년 벨기에의 정형외과 교수인 벨레만스(Bellemans)는 사람마다 고유의 해부학적인 구조가 있으며, 무릎 각도 역시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쉽게 말해서 어릴 때부터 오다리였던 사람을 관절염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일자인 중립 정렬로 바꾸는 것은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 일자형 정렬이 아닌 환자 맞춤형 정렬로 다리를 교정하는 의사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환자의 고유한 무릎 정렬을 보다 원래와 가깝게 재현해 환자의 기능을 개선할 목적으로 새로운 환자 맞춤형 정렬 방법이 도입되었는데, '조정된 기계적(Adjusted mechanical) 정렬', '운동학적(Kinematic) 정렬', '제한된 운동학적 (Restricted kinematic) 정렬'과 같은 방법들이 있다.


아직까지는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정렬을 평가하고 찾을 수 있는 적절한 도구가 없어 맞춤형 정렬이 보편적이지 않지만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이 접목되면서 이상적인 정렬에 대한 접근이 점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필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 전 3D CT영상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최대한 환자 맞춤형 정렬을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내반변형이 원래 존재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완전히 일자로 교정하지 않고 내반을 약간 남긴 채로 수술하는 게 결과가 조금 더 좋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러한 환자 맞춤형 정렬이 표준으로 자리 잡아 인공관절수술의 만족도가 한층 더 올라가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의료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모든 인공관절수술 환자들이 통증 없이 조금 더 편하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김태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김태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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