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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뇌졸중으로 착각 '후종인대 골화증', 가족력과 관련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5-25 13:53 | 최종수정 2022-05-26 08:07


57세 남자환자가 몇 년 전부터 손에 감각이 없어지고 걸음걸이가 둔해졌다며 내원했다.

"처음에는 뇌졸중인가 싶어 뇌 MRI를 찍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증상이 점점 심해져 지금은 누가 부축해주지 않으면 잘 걷지를 못해요."

그런 환자를 보고 지인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환자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척추병원에 가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정밀 검사를 한 결과 환자를 괴롭혔던 병은 '후종인대 골화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후종인대는 척추체 뒤쪽을 위, 아래로 연결하는 인대이다. 이 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고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여러 가지 신경장애가 나타나는데. 이를 '후종인대 골화증'이라 한다.

이 병이 생기면 주로 손이나 팔에 힘이 떨어지고, 감각이 무뎌져 남의 살 같은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다리에 힘이 빠져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지고 밥을 먹거나 글씨 쓰기가 어렵다면 후종인대 골화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병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력과 관련이 있다 보니 후종인대 골화증 진단을 받으면 직계 가족들도 병원을 찾아 검사를 통해 질환유무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진단은 기본적인 단순 방사선 검사를 통해 골변성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CT를 찍어 뼈처럼 단단히 굳어지고 두꺼워진 종괴의 모양과 크기, 척추관 협착 정도를 진단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또한 MRI 검사를 통해 척수의 신경병성 유무 및 신경압박 정도를 확인해야 하며, 기타 신경손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한다.


후종인대 골화증이라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면 소염진통제나 신경 관련 약물로 증상을 조절해나가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하지만 마비와 같이 척수병증 증상을 보이거나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다면 수술로 눌려 있는 척수신경을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

수술은 크게 전방접근법과 후방접근법으로 구분된다. 전방접근법은 후종인대를 직접 제거할 수 있고 목의 변형이나 불안정성을 예방할 수 있지만 수술 도중 척수가 손상될 위험이 있고, 여러 분절에 걸친 후종인대일 경우 시행하기 힘들다.

후방접근법은 척추뼈 뒤쪽에 있는 후궁을 절제하거나 후궁 한쪽을 잘라 척추관의 면적을 넓힌 후 금속 핀으로 고정하는 척추후궁성형술로 신경을 덜 눌리게 하는 간접적 신경감압술이다. 전방접근법보다 안전하지만 원인인 후종인대를 직접 제거하는 것이 아니어서 후종인대 골화증의 크기가 커질 경우 전방접근 감압술을 2차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이 있어도 항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감압수술을 해도 예후가 썩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차도가 없을 경우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김민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김민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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