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권을 맴도는 겨울철에는 척추협착증 환자의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오는 노년층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협착증은 척추 주변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는 등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척추관은 척수와 하지로 가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다. 따라서 척추관이 좁아지면 신경이 눌리면서 저릿저릿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주로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짧은 거리도 이동하기 힘들어진다. 이때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좁아졌던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걷다가 멈춰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점차 허리가 굽어지는 꼬부랑 허리로 바뀌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북힘찬병원 신경외과 한정인 원장은 "척추협착증은 일단 시작되면 자연적인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고, 허리가 점점 굽어져 일명 '꼬부랑 허리'가 되거나 마비가 동반하는 등 거동이 불편해질 수 있다"며 "조금만 걸어도 허리 아프거나 다리가 저려 자주 멈춰 쉬고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협착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은 디스크(추간판탈출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데, 디스크는 통증이 지속하기 때문에 더 빨리 병원을 찾게 된다. 이와 달리 척추협착증은 쉬거나 누워있을 때 증상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어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일단 척추협착증이 진행되면 자연적인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고령이라면 일시적이 허리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
상담과 문진을 통해 척추협착증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단층촬영)는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인대 등 척추 주변 조직과 척추의 상태, 질환의 정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조영술, 신경전도 검사 및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진단 결과 및 증상이 가볍다면 안정을 취하고 자세 교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 처방이나 열치료, 견인치료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호전이 없거나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극심한 경우 주사치료나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시술은 추간공 풍선확장술이다. 꼬리뼈 부위를 부분마취한 후 카테터를 삽입할 2~3㎝ 정도로 작게 절개 후, 카테터로 협착 부위에서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고 부종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주입한다. 약물만 주입하는 기존 주사치료와 달리 풍선을 이용해 협착 부위를 넓힌 후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통증 감소에 더 효과적이다. 또 부분마취로 진행하고 절개 부위가 작아서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자도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척추협착증 환자가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이병회 부장은 "극심한 통증 탓에 허리를 펴거나 걷기가 힘든 정도의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 근력 약화, 마비 등의 증상이 심각한 경우, 보존적인 방법으로 3개월 이상 적극적인 치료를 했음에도 호전 없이 악화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점차 치료 방법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시술이나 수술 자체를 겁내기보다는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척추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적당한 체중을 관리해 허리에 부담을 줄이고 척추 주변 인대 및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또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자세를 피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보온에 신경 쓰고, 운동이나 외부 활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줘야 척추협착증은 물론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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