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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고관절 건강은 골다공증 치료가 중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2-31 09:02


◇정상 뼈(왼쪽)와 골다공증성 뼈. 출처=게티이미지뱅크(힘찬병원)



72세 남자분이 샤워를 하다 현기증이 나서 살짝 넘어졌는데 고관절이 부러져 급하게 내원했다.

이 환자뿐만 아니라 고령의 어르신들 중 작은 충격에 고관절이 부러져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나 되기 때문에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관절 역시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다. 그런데다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까지 더해지면 살짝 넘어져도 잘 부러질 수 있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골다공증이 있으면 일상에서의 아주 작은 충격에도 고관절이 부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려면 골다공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뼈가 없어지는 걸 막아주는 약물치료가 전부였다. 비록 뼈를 더 생기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1년 정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골절 위험을 5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최소한의 치료법이었던 셈이다.

최근에는 뼈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약이 개발되어 좀 더 효과적으로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로 이 약은 주사로 뼈에 투여되는데, 3개월 혹은 6개월에 한 번 맞으면 된다. 뼈 생성을 촉진해주기 때문에 주사를 맞고 1~2년 사이에 골밀도가 일부분 높아지기도 한다. 골다공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고관절이 부러지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필자가 중학생일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의학공부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고관절 골절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꼼짝도 못하고 누워 계시면서 점점 쇠약해진 기억이 난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에 당시 수술은 가능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고모들이 위험하다고 여겨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대소변 관리가 힘들고, 욕창까지 생기기 시작한 후에야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했지만 너무 늦었다. 제때 수술을 하지 않아 회복이 잘 안 되었고,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들면 주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고관절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골절이 생기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요즘에는 인공관절 수술 기법이 많이 발전했고, 효과 또한 드라마틱한 편이다. 무릎은 인공관절 수술을 한 후 회복하기까지 2~3달이 걸리는데, 고관절은 한 달 이내에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급차에 누워서 실려 왔다가 퇴원할 때 두 발로 걸어 나가기도 하는데, 의사에겐 참으로 짜릿하고 감동적인 모습이다.

최근 3년 전부터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도 가능해졌다. 입체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무릎 수술에만 활발히 적용 중이다. 현재 고관절 인공관절 로봇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미국에만 있어, 우리나라 병원에도 빨리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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