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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여는 화제의 연극 3편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2-03-05 12:50


◇국립극단의 '3월의 눈'. 사진제공=국립극단

◇연극 '인물실록 봉달수'. 사진제공=YENARTS

만물이 소생하는 3월, 연극계도 부산하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유혹한다.

HANPAC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3일 개막한 'THE GAME-죄와 벌'(연출 김원석)은 도스토예프스키의 걸작 '죄와 벌'을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와 그를 심문하는 검사 뽀르피리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심리극이다.

뽀르피리는 범인이 라스꼴리니꼬프라고 확신하지만 물증은 없다. 라스꼴리니꼬프와의 대화를 통해 범죄를 밝혀내려고 하는 뽀르피리. 사방에 거미줄을 쳐놓고 그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린다. 유죄와 결백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심리게임이 펼쳐진다.

차가운 철골 구조물들과 그곳에 어지럽게 쳐진 거미줄이 불안과 갈등을 진폭시킨다. 두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 남명렬, 김호정과 명품극단의 젊은 배우 오경태가 호흡을 맞춘다. 검사 역 남명렬의 에너지가 작품을 이끌어간다. 11일까지.

이제는 가수 겸 배우 장나라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연극인 주호성이 10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와 연출을 맡은 '인물실록 봉달수'도 눈길을 끈다. 흥행작가 김태수, 중견배우 윤주상과 다시 뭉쳤다. 지난 2001년 세실극장에서 호평받았던 연극 '꽃마차는 달려간다' 이후 10년 만의 의기투합이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작을 생산한 김태수 작가의 신작으로 외골수 노인과 까칠한 여작가가 펼쳐나가는 러브스토리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고집쟁이 영감이 자서전을 통해 지난날을 회고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전한다.

봉달수 역에 함께 캐스팅된 윤주상과 송영창의 2색 연기도 눈길을 끈다.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국립극단의 연극 '3월의 눈'도 성황리에 앙코르되고 있다. TV드라마와 영화에서 주로 활약해온 중견배우 박근형이 10여년만에 무대에 서 일찌감치 화제를 일으켰다. 초연을 빛냈던 노배우 장민호가 건강상의 이유로 빠진 자리에 대타로 나섰다. 박근형은 백성희의 요청에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백성희와 박근형은 지난 60년대 국립극단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만선'(1964)과 '갈매기'(1966) 등에 함께 출연하며 국립극단을 이끌었던 두 배우가 40여 년만에 다시 만났다.

재개발 열풍이 한참인 어느 곳. 저물어가는 집 한 채에 살고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살고있다. 그들은 유일한 소생인 손자를 위해 마지막 남은 재산인 이 집을 팔고, 이제 곧 그 집을 떠나야 한다. 장오와 이순은 문창호지를 새로 바르는 등 그들의 일상을 지속한다. 결국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을 뒤로 하고, 삼월의 눈 내리는 어느 날, 장오는 그 집을 떠난다. 백성희 박근형 외에 오영수 박혜진 정진각 염혜란 김영진 등 출연. 18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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