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미스터리물 '배니싱 트윈'
기사입력 2000년 09월 19일 14시 44분
외신에 따르면 `한국영화계에서 성에 대한 빗장이 풀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주 언급되는 영화가 `거짓말'과 `처녀들의 저녁식사'였다.
사실 근년들어 한국영화에서 성에 대한 표현은 아주 대담해졌다. 또한 영화속의 성이 단순한 눈요깃거리의 차원을 넘어서면서, 성자체에 대한 탐구를 담은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여성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성에 대한 영화란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23일 개봉되는 `배니싱 트윈'(윤태용 감독－Y2시네마 제작)은 `정신분석학적'으로 여성의 성을 해부한, 심리 미스터리 영화다. `배니싱 트윈'이란 다소 생소한 제목은 쌍둥이중 한명이 모체속에서 사라지는 의학적인 현상을 말하는데, 이는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잃어버린 또다른 자아, 하지만 잠재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는 또다른 자기의 모습.
이 영화의 주인공은 변호사의 정숙한 아내인 유진(지수원). 영화는 여주인공과 남편의 `메마른' 섹스로 시작된다. 그녀는 쌍둥이 자매의 실종으로 혼자가 된 형부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유진은 자신의 쌍둥이 언니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아트러버란 아이디를 갖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언니의 과거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폐건물에서의 섹스 등 그와의 만남을 통해 겪게되는 `파격'은 그녀에게 극도의 혼란을 주지만, 그것은 진실에 접근해가는 여행이기도 하다. 그 진실이란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언니가 사실은 자신의 또다른 자아였다는 것.
지수원과 모델 출신 구필우의 라스트 정사신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성에 대한 표현이 얼마나 대담해졌는 지를 다시한번 보여주는 파격적인 장면이었다.
[안영준 기자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