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말론 3만1000점 돌파
기사입력 2000년 04월 19일 12시 00분
`우편 배달부는 휴일이 없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포스트맨'은 미국의 초기 우편제도가 생길 때 있었던 많은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묘사했다.
당시 먼 거리를 말을 타고 이동했던 우편 배달부들은 악천후를 만나 움직이지 못하거나 권총강도에게 우편물과 목숨까지 잃는 위험을 감수해야했다. 그러나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오직 사명감 하나로 메신저 역할을 수행했다.
NBA 무대에도 `우편배달부'가 있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쉬지 않고 `골배달'을 하는 칼 말론(37． 유타 재즈)이 바로 `메일맨'이다. 말론은 지난 17일(한국시간) 피닉스전에서 32점을 기록, 85년 프로 데뷔후 15년만에 3만1000점을 돌파했다. NBA 역사상 3만 1000점을 돌파한 선수는 말론 외에 43세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던 카림 압둘자바(3만8387점)와 지난해 작고한 `인간 득점기계' 윌트 체임벌린(3만1419점) 뿐이다.
말론은 우람한 외모와는 달리 인터뷰 매너도 좋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이런 품성 덕에 5년전 뉴멕시코주 앨버쿠키에 오픈한 도요타(豊田) 자동차 대리점의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휴일에는 미스 아이다호 출신 아내 케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아이들과 즐겁게 보낸다. 취미는 자신의 이미지와 비슷한 도요타 랜드크루저(4×4 RV)를 타고 낚시, 사냥을 가는 것이다.
유타 재즈는 아직까지 정상에 오른적이 없다. 올시즌에도 최강 LA 레이커스를 비롯해 포틀랜드, 마이애미 등 강팀들이 많아 우승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꾸준히 `골배달'을 하는 말론이 있기에 정상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장원구 기자 playmak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