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인종청소 생지옥 유고현장 답사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5분
연초 `아이 빌리브'란 `벤처 발라드'를 데뷔곡으로 내놓아 사람들을 놀래켰던 이수영.
`중국 번안곡인가'싶을 정도로 이국풍의 복고조 멜로디를 위험천만하게 가요계 코스닥시장에 내놔 여러 사람 당황케 하더니, 이를 또 완벽하게 상종가에 올려놔 두번 놀라게 만들었다.
말그대로 21세기 첫 가요계 주목할만한 스타로 떠오른 이 미녀가 4월 두번째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하나는 신상품인 후속곡을 발표한 것이고, 또하나는 20세기 마지막 비극의 현장 코소보를 찾아간 것.
우선 신상품이 `굿바이 마이 러브'다.
그런데 고성진 작곡. 이정도면 음악 안들어도 믿음직하다. 안재욱의 `포에버', 김정민의 `슬픈 언약식'에 이어 작년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카이 `영원'을 만든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전작 `아이 빌리브'가 흐느끼듯 읊조리는 독특한 트로트풍이라 이번에도 노래를 어느정도 비틀지 않을까 했는데, `굿바이…'는 예상외로(?) 해맑다. 노랫말은 애인 떠나보내는 `이별'이라 슬프기 그지 없지만, 다 듣고 나면 이수영의 애절한 목소리는 실컷 울고난 다음의 개운한 여운으로 남는다.
최근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여고괴담 2'에 나온 신성 김민선을 비롯, 남녀고교생을 등장시켜 이들 사춘기의 절대적 우정과 사랑을 드라마로 담았다. 10대 신인들이라 출연료가 많이 든 것도 아닌데, 제작비가 무려 1억원이나 들었단다. 35㎜ 영화필름을 쓴 데에다 `아이 빌리브' 못지않은 영상미를 만들기 위해 찍고 또 찍었다고 한다.
기획사 이가엔터테인먼트의 이도형 대표는 "얼굴과 연기가 돼 수영이를 직접 출연시킬 생각도 있었지만, 수영이 매력인 `신비함'에 손상이 갈까봐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지난 3월말부터 4월 초순까지 이수영은 `인종청소'의 생지옥이었던 유고 코소보에 다녀왔다. SBS TV가 6월 24일, 25일 방송하는 `기아체험'의 답사자로 이수영을 선정한 것. 스스로 불우했던 어린 시절 탓에 이수영은 잘 나갈때 금쪽같은 보름의 스케줄을 흔쾌히 내던졌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애처로웠어요. 아이들 눈엔 일가친척이 학살당한 그런 비극은 없었지요. 꼬마들이 영원히 몰랐으면 해요."
아리랑을 가르쳐주고 줄넘기를 같이 한 이수영은 일주일 후 헤어질때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귀국길에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여름에 낼 2집 자켓 촬영을 하고 돌아왔다.
5월말을 1집 활동 시한으로 잡은 이수영은 6월부터 전국투어 콘서트를 갖는다. 소녀가장 출신답게 공연 수익금은 전액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을 돕는데 쓴다.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