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5분
총선도 다 끝났다.
당선자들은 이제부터 부지런히 챙기자면, 4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갈 것이다.(*공약사항을 챙기라는 것이다. 다른 거 챙기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길.)
낙선자들은 `권토중래'할 4년이 무척이나 길 것이다.
그렇다. 시간이란 느낌이지 애초부터 크기라는 부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럴 땐 순간도 영원처럼 생각되지 않던가！
★ 강원도 산길. 버스 운전사는 한 손으로 담뱃불을 붙이고, 자꾸 뒤돌아보며 잘 알지도 못한 사람과 무슨 얘기를 그리도 하는지…. 2시간이 20년처럼 생각되더라. 에로-의 군대생활 때 겪음.
★ 에로-의 아내 정선아는 두 아이를 인수분해 했는데, 산고가 그리도 길더라나. 밖에서 지키던 나도 그 시간이 길었다.
★ 초등학교 운동회, 100@ 달리기. `준비이~！' 그 다음 총소리 날 때까지의 시간.
★ 대학 4학년 때 교생실습을 나갔다. 준비한 거 다 떠들었는데, 10분이나 남더라. 진땀+진땀+진땀.
★ 신병훈련소에서 하는 화생방 훈련 시간. 눈물+콧물이 범벅이 되어 나온 시간이 2세기(200년)는 된 것 같았는데, 겨우 2분.
★ 숙제를 안 해 간 날은 꼭 무작위로 번호를 불러 답을 물은 선생님이 계셨다. 내 번호가 호명될까봐 조마조마하던 몇 초.
★ 해외 근로자들. 애처가들은 고국에 두고 온 아내 생각에 1년이 천년 같을 것. 미단을 기다리던 황장군의 심정일걸.
한편, 제비와 놀아난 아주 일부의 사우디 근로자 아내들은 1년이 1초 같았겠지！ 아, 시간이란 다 그런 거야….
[작가/유머코디네이터 jefa3189@chollia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