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양다리 걸치느라 너무 바빠요'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5분



하지원은 바쁘다. 월요일은 대구에서 `동감'(김정권 감독－한맥·화이트리 제작)을 찍다가 화요일은 경기도 안성으로 달려가 `가위'(안병기 감독－뮈토스 필름 제작)를 찍는 식이다.

머리가 덩달아 수난을 겪고 있다. `가위'에선 긴 머리, `동감'에선 단발. 머리를 붙였다 떼기를 수차례.

하지원은 욕심이 많다.

"중요한 장면인데 연기를 제대로 못한 날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구 울어요."

인터뷰를 한 날도 한시간밖에 못잤다고 하면서도, 영화 이야기만 나오면 신나게 재잘거린다. 스물 두살, 풋풋한 젊음이 마구 묻어나온다.

"두 영화가 너무 다르잖아요. 캐릭터도 하늘과 땅 차이고. 지루하지 않아서 좋아요."

멜로 영화 `동감'에선 1979년의 여자(김하늘)와 무선통신을 하게 된 2000년의 남자(유지태)를 사랑하는 현지 역이다. 좋아하는 남자만 보면 웃음이 마구 터지는 대학 초년생. 솜사탕처럼 가볍고 봄비처럼 상큼하다.

"(유)지태 오빠가 단국대 선배세요. 사람을 끔찍하게 챙겨주세요."

유지태와는 `가위'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호러 영화인 `가위'에서 맡은 역은 은주. 청순가련형이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비밀이 많아 보인다. 연쇄 살인 사건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인물. 이야기가 하도 무시무시해서 `가위'를 시작한 뒤에 가위에 눌린 적도 많다.

"(정)준이랑 동갑이고, (최)정윤 언니는 두살 위고. 또래들과 같이 촬영을 하니까 즐겁기만 해요."

남는 시간 틈틈이 영화와 비디오를 본다. 최근엔 `4월 이야기' `한여름밤의 꿈'을 봤다. 만화, DDR도 빼놓지 않는다. 10권이 넘는 원수연씨의 `풀하우스'쯤은 앉은 자리에서 끝이다. DDR도 두 동생들보다 더 잘한다.

`동감'은 5월 27일 개봉이고, `가위'는 6월 초 개봉이다. "어느 영화가 더 잘 될 것 같냐"고 물어보니 "장르가 다르니까 비교하긴 힘들지만…"이라고 뜸을 한참 들이다가 대답한다. "둘 다 대박이 터질 것 같은데요." 정말 욕심이 많긴 많구나!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