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화덕에 불꺼질 놈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5시 19분
애인이 없는 사람, 옛 선인을 만나고 싶은 사람, 자살을 꿈꾸는 사람, 돈이 그리운 사람, 배고픈 사람….
무엇이 문제인가！ 영화 한편이면 땡~ 인걸.
영화(映畵) 속에는 풍물, 영웅, 용기, 영화(榮華), 음식, 사랑, 낭만… 이 다 들어있지 않은가！
필자 에로-는 최근에 개봉된, 몽골인 감독, 몽골인 주연, 몽골인 이야기인, `징기스칸'을 보고 참으로 모처럼 만에 앞서의 영화뷔페를 먹은 느낌이 들었다.
삭막한 초원, 굶주림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생존을 건 투쟁을 하며 소년기를 보내다 마침내 몽골을 통일한 영웅 테무진.
그러나 소년은 생명과 가족의 소중함을 먼저 알았다.
수신(修身)하지 못하면 결코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아！ 징기스칸, 과연 그를 동양의 자존심이라 부를만하도다！
개인적 광고를 한가지 하겠다.
에로-는 4월 27일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개그트리오 `셋업'팀의 콘서트를 여는데, 이름을 과감히 `탱그리'로 지어 버렸다. 영화 `징기스칸'을 보다가 정한 것임.
탱그리는 몽고어로 `무당' 또는 그 가 하는 `굿'을 뜻한다.
몽골의 탱그리에서는 온갖 사설, 춤, 노래가 등장하는데, 이 콘서트 또한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볼거리는 다 등장한다.
몽골인들이 하는 욕 중 가장 으뜸인 것은 `에라이~！ 화덕에 불이 꺼질 놈아！'란다. 화덕은 남녀의 `은밀한 곳'이고, 불은 후손 출산의 기능을 말한다나. 에로틱하면서도 참으로 과학적인 욕이다. 영화 한편이면 많은 걸 배운다. 하물며 명화에서야！
[작가/유머코디네이터 jefa3189@chollia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