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2게임 연속 무실점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00시 59분
애리조나 `핵잠수함' 김병현(21)이 또다시 `삼진쇼'를 펼치며 특급 소방수의 위력을 한껏 떨쳤다.
김병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선발 오마 달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병현은 3이닝 동안 4사구 3개(고의 4구 한개 포함)만 내준채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데뷔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끝까지 베스트 피칭을 유지,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연장 12회말 2사 2,3루에서 맞은 샌디에이고 4번 필 네빈과의 맞대결. 풀카운트에 몰린 김병현은 뱀처럼 꿈틀거리며 포수 미트로 파고드는 회심의 `방울뱀 슬라이더(snake-like slider)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흥분에 휩싸였던 샌디에이고 관중석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병현은 연장 13회초 타석에서 버나드 길키로 교체돼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61개(스트라이크 36개)를 던졌고 최고 시속은 91마일(148㎞). 김병현에 이어 나온 러스 스프링어는 연장 13회말 나오자마자 첫타자인 5번 에드 스파규에게 공 2개만에 역전 끝내기 좌월 1점 홈런을 허용, 패전투수가 됐다. 애리조나의 2대3패. 애리조나로선 김병현의 호투가 못내 아른거린 아쉬운 한판이었다.
지난 7일 이후 5일만에 등판한 김병현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의 휘파람을 불며 방어율을 `0'에 고정시켰다. 또 5⅔이닝동안 8개의 삼진을 기록, 이닝당 1.41개로 `닥터 K'의 면모를 뽐냈다.
[보스턴(미 매사추세츠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