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문화 즐길 수 있는 곳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4시 07분
7일 오후 7시 동대문 두산타워. 신세대 패션문화의 요람인 이곳 야외무대에서 흥겨운 국악공연이 열린다.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찾아가는 국악원' 프로그램의 하나다. 국립국악원 대취타, 국악재즈, 사물놀이, 장구춤 등을 선보인다.
평소 힙합 등 N세대 취향의 공연만 열리던 곳에서 전통국악을 공연,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쇼핑하러 나왔던 젊은이들은 독특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평소엔 바로 옆 밀리오레에서도 신세대의 재기발랄한 무대가 매일밤 펼쳐진다.
이처럼 조금만 신경쓰면 무료로, 아니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홍대앞 대안공간 `갤러리 루프'(02@3141@1377).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무료전시하고, 차도 제공하는 갤러리다.
현재는 집을 주제로 한 황혜신씨의 설치작품 `홈 홈 스위트 홈'을 전시 중. 주말이면 보디페인팅 같은 퍼포먼스, 클럽밴드의 공연도 종종 펼쳐진다. 그럴 땐 50평 남짓한 홀이 관객으로 가득 찬다.
창가엔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사색할 수 있는 철제 테이블이 있다. 손님들은 나가면서 내키는 대로 돈을 내면 된다. 물론 그냥 가도 괜찮다.
주 이용객은 외국인, 미대생, 패션관계자들. 공동운영자인 서진석씨는 "일반 시민들이 편하게 다녀가는 문화쉼터이자, 젊은 작가들의 작품 발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홈페이지도 개설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감상법 등의 강의도 할 계획이다.
남산자락에 자리잡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02@3455@8417)는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의 메카다.
이곳은 늘 고등학생, 대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주말 500여명, 평일 200∼300명이 다녀간다. 영상관, 전시실, 도서．영상 정보실 등에서 국내외 희귀 만화, 애니메이션을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정보실은 애니메이션 영화 필름, 비디오, CD롬 등을 보유하고 있다. 3명 이상이면 이용 가능하다. 도서정보실은 만화, 만화관련서로 가득하다.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빌려볼 수 있다.
한달에 2, 3차례 이곳을 찾는다는 만화마니아 김현주씨(25)는 "만화, 애니메이션을 실컷 본 후 남산을 산책할 수 있어 좋다.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예술의 전당 내 영상자료원(02@521@2101)에 가면 된다. 단돈 1000원으로 영화도 보고 잡지, 비디오테이프 등 관련 자료도 열람할 수 있다. 매달 `이달의 배우'를 선정, 회고전을 연다. 4월의 배우는 황해.
홍대앞 `테마'(02@334@0013)도 일석이조 영화카페다. 차 한 잔 값을 내고 몇 시간 죽치고 앉아 신작 비디오, 옛날 흑백영화를 볼 수 있다.
종로타워 지하도 젊은이들의 문화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추어 장기자랑, 무명 밴드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지나는 길에 들러 스트레스를 풀기에 알맞다.
이밖에 각 나라 문화원도 권할 만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문화원이 대표적이다. 신문, 잡지, 영화 등 자료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신분증만 있으면 대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