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극단'된 안양치타군단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56분
안양 LG는 요즘 `유랑극단' 신세다. 대한화재컵 조별리그를 치르기 위해 전국을 유랑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스타 최용수, 최고액용병(120만달러) 드라간을 거느린 명문팀이 경기를 위해 전국을 헤메고있는 것이다. 이유는 홈구장인 안양공설운동장이 한창 잔디보수작업중이어서 오는 5월부터 열리는 정규리그부터나 사용가능하기 때문.
안양은 최근 홈경기를 위해 버스와 비행기를 갈아타며 진주와 창원을 오가야 했다. 5일 부천과의 경기는 안성에서 치른다. 말이 홈경기이지 원정경기나 다름없다. 4일 현재 안양의 성적은 3승1패. A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유랑극단'같은 생활이 주는 불안감이 선수단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잦은 이동으로 선수들의 체력관리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긴 이동시간과 객지에서의 숙식문제가 한창 물오른 경기력에 지장을 줄까 코칭스태프는 전전긍긍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창원경기후 몇몇 주전선수들이 물갈이로 배앓이를 해 컨디션이 악화되기도 했다. 또 올시즌 들어 부쩍 많아진 연장승부로 인해 체력부담이 늘다보니 그때마다 `집없는 신세'가 원망스럽기도하다. 멋진 골세레머니를 해도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는 홈팬들이 없는 것도 아쉽다.
이때문에 안양구단은 홈구장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구리구장 관리소의 잔디관리팀을 투입해 500만원을 들여 춘천에서 잔디를 구입, 이미 안양공설운동장에 심은 상태. 하지만 이는 결국 `뒷북 행정'이나 다름없다. 시즌개막전에 준비를 서둘렀다면, 명문구단답지않은 `유랑'은 하지않아도 됐을 것이다.
5일 `원정경기 같은' 홈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도 안성으로 떠나는 안양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추연구 기자 pot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