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개인기 고집에 자멸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00시 52분
현대는 4,5차전에서 SK의 상승세를 잠재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스스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게 정말 최강이라던 그 팀이 맞냐"는 농구관계자들의 말대로 현대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번 챔프전서 현대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정규리그를 호령하던 특유의 조직력과 속공을 살리지 못하고 챔프전 내내 SK의 `높이'와 파이팅에 눌렸다.
현대 센터 홀은 단조로운 골밑공격만 가능한 데다 그나마 잔기술마저 부족해 다음 시즌 가장 먼저 정비해야할 부분으로 나타났다.
3연속 용병 MVP로 뽑힌 `탱크' 맥도웰도 속출하는 파울트러블로 스스로 공-수의 맥을 끊고 말았다.
맥도웰은 주무기인 저돌적인 골밑 플레이를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외곽으로 맴돌아 팀의 승리방정식을 스스로 깨뜨렸다.
SK의 패기 넘친 추격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특급 포인트가드' 이상민의 플레이마저 흔들려 아쉬움을 남겼다.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송곳 같은 어시스트 대신 스스로 득점에 앞장서다 보니 원활한 볼배급마저 막혀 현대는 준비했던 패턴플레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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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이모저모
`4쿼터의 승부사' 조성원에게 보다 많은 슛찬스가 돌아가지 않은 점도 현대가 어려운 경기를 한 원인이다.
트윈타워의 적절한 스크린 지원을 받지 못한 조성원은 분위기를 싹 바꿀 3점포 가동의 기회를 잃고 오히려 골밑을 파고 들어야 했다.
하지만 3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현대도 챔프전 우승팀인 SK 못지 않게 박수를 받아야할 또 다른 승자에 틀림없다.
준우승에 그친 순간 이미 다가올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 현대에게는 `잃은 것 만큼이나 얻은 것도 많은' 99∼2000시즌이었다.
[잠실＝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