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또 뭐야…' 선수-관중 울리는 고무줄 판정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4시 38분
챔피언결정전은 한시즌 `농사(籠事)'를 판가름하는 축제다.
그러나 심판의 매끄럽지 못한 휘슬이 챔프전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청주에서 벌어진 SK와 현대의 3차전.
현대의 79대67 승리로 끝났지만 박진감과 재미는 정규리그보다 덜 했다.
우선 팬서비스와 승부를 위해 기량을 뽐내야 할 스타급들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SK 서장훈은 3쿼터 6분쯤 현대 홀이 팔로 미는 바람에 넘어지다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심판이 홀의 잇단 파울성 플레이를 초반에 제지하지 못한 게 결국 부상을 초래했다. 서장훈은 이 부상으로 남은 게임에서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후반엔 현대선수들에게 무더기 파울이 쏟아졌다.
`오빠부대의 우상'인 현대 이상민도 2쿼터 막판에 4반칙에 걸려 유도훈과 교체됐다.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1쿼터부터 SK쪽에 다소 불리하게 판정을 한 심판들이 이상민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관성은 고사하고 오심을 보상하기 위한 `봐주기성 파울'의 전형인 셈이다.
이날 서장훈은 3득점 4리바운드, 이상민은 7득점 6어시스트에 그쳤다. 2억2000만원을 받는 프로농구 공동 연봉킹의 이름값이 무색할 지경이다.
굳이 스타가 아니더라도 큰 무대에서 명승부를 펼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이치다.
플레이오프 티켓이 정규리그보다 2000원이 비싼 이유가 있다. 팬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보기 위해 1시간반 동안 서 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3명의 심판이 땀흘리는 선수와 수많은 팬들의 신뢰를 저버려선 안된다.
[청주＝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