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감독의 독특한 '5각 공격법'
기사입력 2000년 03월 28일 13시 24분
SK와 현대의 챔피언결정전을 지켜본 농구인들은 "SK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정규리그서 "현주엽 트레이드후 매치업 짜기가 편해졌다"고 했던 현대 신선우 감독조차 요즘은 편한 얼굴이 아니다.
SK가 강해진 비결은 무얼까.
최인선 감독은 `펜타곤 오펜스(5각형 공격법)'가 본 궤도에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현주엽을 보유했을 때는 분명히 파워와 신장은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현주엽이 늘 왼쪽 45도 지점에서 자리를 잡은 채 볼을 기다리고 있어 코트를 폭넓게 쓰지 못했다. 공격도 골밑 돌파를 시도하거나 슛 직전에 외곽으로 볼을 빼주는 단조로운 패턴이어서 상대에게 쉽게 득점루트가 노출됐었다.
현주엽과 조상현을 맞바꾼지 3개월.
SK는 리바운드를 잡자마자 발빠른 하니발과 조상현이 양쪽 날개가 돼 프런트코트로 달려간다. 그냥 직선으로 달리지 않고 에어쇼를 연상시키듯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엇갈리게 코트를 돈다.
이때 찬스가 나면 1차 속공을 시도한다.
속공이 여의치 않으면 포인트가드 황성인이 맨앞에서 드리블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서장훈과 존스가 좌우 자유투레인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황성인을 꼭지점으로 중간의 센터진, 맨뒤의 포워드진을 선으로 연결하면 오각형이 된다.
최감독은 "이때부터 서장훈과 존스가 스크린을 걸어주면 조상현과 하니발이 슛찬스를 보거나 2대2 플레이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기동성과 코트 구석구석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술이다.
최감독은 "주전 4명을 바꾼 뒤 이제서야 궁합이 맞기 시작했고 선수들의 `현대 공포증'이 없어진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