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사고 '안전 불감증'이 주범
기사입력 2000년 03월 28일 13시 24분
등산 사고 피해자의 대부분이 체계적인 등산교육을 받지 못한 40대 중장년층이며, 전문 암벽등반인보다는 일반 등산객의 사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악인 김우선씨(월간 사람과 山 편집위원)가 산악연감 2000(대한산악연맹 발행)을 통해 최근 발표한 `99 북한산국립공원 사고 분석'에 따르면 도봉산 지역에서 지난 한해 발생한 95건의 사고중 78건이 릿지(바위 능선．43건)나, 일반 산길(35건)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반면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암벽등반중 사고를 당한 경우는 17건으로 전체 사고의 20%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암벽등반이 일반 등산보다 훨씬 더 위험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체 71건중 21건이 암벽등반 사고로, 암벽사고 비율이 도봉산보다 높은 북한산의 경우에도 암벽등반은 일반 등산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상이나 사망의 비율이 일반 등산 사고의 1/4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위험해 보이는 암벽등반에서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안전벨트, 로프 등 추락을 막아주는 안전장비를 철저히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등산객 사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릿지등반의 경우 난이도를 과소평가한 결과,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 실제로 북한산의 대표적 암릉인 원효봉 릿지에서는 로프없이, 심지어 슬리퍼를 신고 등반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 등산 사고 피해자의 70% 이상이 등산학교 등에서 산악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인 점도 시사하는 바 크다.
한편 사고 빈발 지역은 도봉산의 경우 포대능선 초입, 신선대 부근, 칼바위, 은석암 암벽, 뜀바위, 와이계곡 등이며 북한산은 원효릿지와 만경대릿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