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전북, 강풍에 울고 웃고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5시 14분
"제갈공명이 그리워요."
지난 25일 진주에서 벌어진 안양 LG와 전북 현대의 경기. 이날 양팀은 그라운드의 강풍 때문에 울고 웃었다. 전반 2골이 바람을 등진 안양에서 나왔고 후반 2골도 역시 전북이 바람을 등진 상태에서 성공시킨 것.
바람을 안고 수비하던 선수들은 "공을 차도 나가지 않는다"며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 전반 27분 안양 최용수와 후반 38분 전북 명재용의 골은 분명 바람 탓이라는 게 양팀 코칭스태프의 분석.
국내 최고의 GK를 자부하는 안양의 신의손(40)은 "명재용의 슈팅은 골문 앞에서 갑자기 빨라져 손을 쓸 수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구나 조광래 감독도 후반 맞바람 수비를 위해 김동진 대신에 노련한 최영일을 교체 투입했으나 별 무소득.
이날 경기를 치른 양팀 코칭스태프의 한결같은 바람. "적벽대전에서 바람의 방향을 바꿔 승리를 이끈 제갈공명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이기철 기자 leek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