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맞춰 물개와 대화하는 여인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3시 37분
스코틀랜드의 외딴섬 헤브라이즈에 사는 피요나(41)도 신비스런 능력을 지닌 여인중 한사람. 그녀가 인적 드문 북대서양 해변의 울퉁불퉁 튀어나온 바위 위에 홀로 서서 바이올린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면 주위로 물개들이 몰려든다.
천천히 몰려든 미끈미끈한 피부의 물개들은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음악에 맞춰 장엄한 수중발레를 추기 시작한다.
피요나는 이 외딴 섬마을에서 `실 위스퍼러(Seal Whisperer)'로 불린다. 영화 `호스 위스퍼러'에서 말과 대화하는 주인공으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그녀는 물개들과 대화할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피요나와 이곳의 물개들은 음악을 통해 떼어놓을 수 없는 유대관계를 맺었다.
이들의 신비스런 결속은 피요나가 17세 때인 지난 1976년 바닷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시작됐다. 그녀가 연주를 시작한 얼마 후 갑자기 물개 한마리가 나타나 춤을 추기 시작했고 곧 이어 다른 물개들도 이 수중발레에 합류했다.
"지난 20여년간 나는 물개들과 친숙해지는 방법을 익혔다"고 피요나는 말했다. "이후 그들이 특별히 즐기는 음악을 발견해 그들을 위한 노래들을 작곡하고 연주했다. 이젠 내게 오는 모든 물개 한마리 한마리를 구별하고 사랑하게 됐다."
지난 1988년 바이러스가 해양동물들을 공격했을 때 피요나는 남편과 세자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집에서 병든 물개들을 돌보기도 했다. 이제 피요나는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환경보호법안 통과를 위해 영국 정부와 투쟁하고 있다.
[석광인 기자 kis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