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 팀2연승 일등공신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2시 10분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명 `천의 손'이라고 불리는 SK 하니발을 꼽는다.
바짝 달라붙어 정신없이 내젓는 하니발의 손에 걸려 볼을 놓치거나 빼앗긴 선수가 부지기수.
그렇다면 토종 가운데 가장 찰거머리 수비솜씨를 자랑하는 플레이어는?
이런 질문에도 거의 일치된 답을 내놓는다.
바로 현대 추승균(26．1m90).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추승균의 밀착마크에 상대공격수는 질려버릴 수밖에 없다.
입을 쩍 벌린 채 잔뜩 험악한 인상까지 쓰며 슈팅기회를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추승균의 악착같은 수비동작 앞에서는 토종이고 용병이고 지레 맥이 풀리고 만다.
SBS 4강진출의 원동력인 브루어도 추승균 앞에서는 곤욕을 치러야 한다.
1쿼터 브루어를 4점으로 틀어막은 추승균은 2쿼터 아예 무득점으로 족쇄를 채워 버렸다.
주공격라인이 막힌 SBS가 전반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
추승균의 이런 수비솜씨는 공격력까지 더해져 그 효과가 곱절로 늘어난다.
비오듯 땀이 쏟아지는 체력소모에도 불구하고 전매특허인 미들슛의 정확도는 전문슈터를 능가한다.
전광석화 같은 공수전환을 앞세워 SBS와의 4강 1차전서 19득점, 2차전서도 18득점을 올린 추승균은 3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는 현대 파워농구의 또다른 상징.
`족쇄맨' 추승균의 눈동자는 팀의 3번째 챔피언컵에 꽂힌지 오래다.
[이백일 기자 mave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