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포장 재탕 웃음 적신호 'KBS 서세원쇼'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3시 56분
KBS 2TV `서세원쇼'의 인기는 당분간 누구도 흔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MC 서세원의 입담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당대 최강이고, 보조 MC(?) 자격인 장호일의 내공도 웬만한 MC들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
이들이 진행하는 `토크박스'는 가수 탤런트 개그맨을 막론하고 `재담'이라는 장르에 장기를 갖고 있는 연예인들을 무수히 발굴해 낸 공로도 갖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라도 적신호가 켜질 때가 있다. 대개의 경우 첫 위험신호는 일종의 자아도취 현상이 보일때 울린다.
`토크박스'는 이미 지난 연말 `총정리 특집'을 했고 2월초에는 설날 특집으로 `토크왕의 유형별 총정리'를 했다. 그리고 14일에는 `돌연 특집'으로 `편집에서 잘린 사연'과 `토크왕의 특징'을 정리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3차례의 `특집'을 방송해 지난 프로그램을 재탕하는 것은 그리 정상적인 경우는 아니다.
유능한 작가는 `3권의 에세이집을 낸 뒤 3권의 에세이 선집을 내고 다시 3권의 대표에세이집을 낸다'는 말도 있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도 너무 잦은 재탕은 이로울 것이 없다.
물론 `아직'은 통한다. 안 그래도 매주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혹사당하는 제작진에게 `통할때 조심하라'는건 무리한 요구일까.
[송원섭 기자 fivec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