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함께 찾으면 가정평화, 강원 정선 '난향로원'
기사입력 2000년 03월 12일 16시 33분
`역시 음양화합이 좋은 것이여!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그대로 빼닮은 음석(陰石)을 전시해놓자 바람나는 부녀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에 남근석(男根石)을 놓아둔뒤 가정의 평화가 찾아왔다.
`전설의 고향'에 나옴직한 이같은 일이 강원도 정선에서 실제로 발생했고, 당시의 음석과 남근석을 전시해놓은 공원이 조성돼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선군 북평면 나전역 건너 42번 국도변에 `난향로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입구 장승앞을 지나노라면 남성들의 `기'를 죽이는 돌이 나타난다. 일명 남근석으로 변강쇠의 `그것'을 말해주듯 크고 우람하다.
남근석이 달려들듯 바라보고 있는 곳이 있다. 5@ 옆에 두개의 요상한 바위가 그것.
2∼3@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면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닮았다. 작은 바위는 손녀 음석, 그옆 큰 바위는 할머니 음석으로 불린다.
특히 할머니 음석은 가운데로 공간이 뚤려있는데, 사람이 밑에서 위로 빠져나오면 마치 산모가 아이를 낳는 모습이 연출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2개의 음석만 전시된 `음근공원'이었다.
이들 음석은 지난 71년 정선철도 공사때 발견돼 이곳으로 옮겨졌는데, 음석을 만진 부녀자들중 바람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소문이 돌자 몇년전 마을주민들이 음석을 흙으로 덮어버렸다.
그러나 곧 주변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이유없이 병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 다시 음석을 파냈다.
이에 정선군측에서는 음석을 보존하고, 부녀자들의 바람기에 대한 주민들의 염려를 일시에 해소하는 방안으로 인근 수암리에 있는 남근석을 옮기는 묘안을 짜냈다.
정선군 이재순 문화관광계장은 "음근석과 남근석을 한데 모아두면 국내 보기드문 음양화합 공원이 되겠다는데 군민이 의견 일치를 보았다"며 "개인 소장품인 남근석을 사정사정끝에 작년말 음근공원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처음엔 느닷없이 남근석이 들어서 사고가 생길까 염려했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음석을 만져도 바람나는 부녀자가 없자 "음양이 화합해 안정이 찾아왔다"고 좋아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근과 음근의 기운이 한데 모아져 남녀가 함께 이곳을 찾으면 부부관계가 원만해지고 자녀와 함께 찾으면 건강해진다는 소문이 생겨나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아이를 갖게해달라고 기도하는 여성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고 있으며 남근석과 음근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음양화합' 이후 명소로 떠오르자 정선군청은 이곳 난향공원을 삼척의 남근마을 및 남근공원에 버금가는 성 테마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선＝김순근 기자 s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