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이닝 5실점…또 홈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1시 58분
박찬호(27．LA 다저스)가 다시 홈런을 허용하며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베로비치의 홀맨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두번째 투수로 나선 박찬호는 첫 이닝인 4회에만 4점을 내주며 고전했다. 3이닝 동안 17타자를 맞은 박찬호는 6안타를 허용했으며 7번 타자 빌리 맥밀런에게 3점포를 맞는 등 결정타를 허용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51㎞에 삼진 2개를 잡았으나 3개의 4구가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투구수는 63개에 스트라이크가 35개에 불과, 제구력도 불안했다.
선발로 나선 오랄 허샤이저(41)가 3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4대0으로 앞선 가운데 4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번 타자 제프리스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2번 히긴슨과 3번 픽에게 연속 4구를 내줬다. 4번 엔카네시온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박찬호는 5번 알바레스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빗맞은 공을 달려나오던 3루수 벨트레가 뒤로 빠뜨려 1점을 내주며 주자는 1,3루. 벨트레가 공을 건드리지도 못해 안타로 처리됐고, 이어 나온 맥밀런이 박찬호의 초구를 때려 우중간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바람에 모두 자책점이 됐다.
5회초 2사후 제프리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2번 히긴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찬호는 6회초 첫 타자 픽의 안타에 이어 엔카네시온을 4구로 내보내 다시 위기에 몰렸다. 알바레스를 2루 땅볼 병살로 잡은 박찬호는 맥밀런을 맞아 강속구로 압도했으나 빗맞은 공은 중견수 유격수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로 5점째를 내줬다. 박찬호는 이어 마시아스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말로이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6회를 끝냈다.
경기가 끝난뒤 박찬호는 "공은 원하는대로 낮게 깔리고 체인지업도 좋았지만 직구 몇개가 실투였다"며 "스프링 트레이닝이기 때문에 결과에 신경쓰지 않으며, 투구 동작과 낮은 제구력이 이루어져 좋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오는 14일 오전 3시5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일문일답
－오늘 부진이 마음에 걸리지는 않는지.
▲스프링 트레이닝일 뿐이다. 투구 동작과 체인지업에만 신경을 썼고, 자신감에는 문제가 없다. 좌타자들이 많아(6명) 체인지업을 10개나 던졌는데 아주 좋았다. 직구 몇개가 잘못 들어갔는데 타자들도 잘 쳤다.
－홈런을 맞은 공은.
▲바깥쪽 낮은 직구를 제대로 던졌다고 생각하는데 노리고 있었는지 잘 받아쳤다.
－투수판의 왼쪽 끝에서 공을 던지던데.
▲쿠팩스씨와 허샤이저가 조언한대로 해봤다. 투구 동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타자들을 상대하는데 더욱 유리할 것 같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새로 폼도 교정하고 투수판 위치도 바꾸는 등 변화가 많은데 첫 이닝에서 그런 것들로 집중력이 흔들린 것은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내가 투입되는 것이 4회인지 5회인지 사인이 맞지 않아 몸을 급히 풀고 쉬지도 못하고 올라갔더니 제구력이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공이 낮게 깔리고 좋았다. 의외로 좌타자들만 계속 나와 투심은 던져보질 못했다.
－체인지업은 지난해에 비해 어떤가.
▲직구와 똑같은 팔동작으로 던져야한다는 원칙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아주 좋다.
◇시범경기 성적표
날짜
상대팀
이닝
안타
실점
자책
삼진
방어율
성적 및 경기초점
3.5
뉴욕메츠
2
1
2
1
-
4.50
로빈벤추라에게 피홈런
3.9
휴스턴전
3
6
5
5
2
15
2경기 연속 피홈런
2000년 종합
5
7
7
6
2
10.8
-
◇박찬호는 이날 경기 등판전 5회에 투입되는줄 알고 느긋하게 몸을 풀다가 4회 등판이 갑자기 통보돼 약간 허둥되는 모습. 허셔이저가 의외로 적은 투구수로 잘 던지자 다저스 코칭 스태프는 1이닝을 더 던지게 하려다가 다시 박찬호에게 4회 등판을 뒤늦게 통보, 박찬호는 급히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디트로이트의 일본 구원 투수 마사오 키타가 1이닝 2삼진을 잡으며 호투. 지난 시즌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은 키타는 부상으로 1승에 방어율 6.26을 기록했는데 3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을 호투. 관심을 끌었던 거포 후안 곤잘레스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이날 12대5로 역전승, 시범경기 7게임만에 첫 승리를 기록. 박찬호는 4-5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후반에 타선이 터져 2게임 연속 패전은 면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