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감독 '해태 떠나겠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23시 45분
`호랑이 V9'의 신화를 이끈 김응용감독(59)이 사실상 해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김응용감독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가진 선수단 회식자리에서 박건배구단주와 구단행정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해태와의 인연을 계속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감독은 특히 18년째 의리를 다져오고 있는 박건배구단주에 대해 전례없이 강한 톤으로 직격탄을 날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감독은 "박건배 구단주는 지난해 12월 나의 삼성행을 `말장난'으로 막았다"면서 몹시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감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삼성으로 가겠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울 사무실로 찾아간 자리에서 박구단주는 "전수신 삼성 사장이 이미 김감독을 포기했다고 하니 김감독도 생각을 접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쪽에서는 당시 김감독에 대해 끝까지 미련을 갖고 박구단주에 김감독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해태와 `결별선언'을 하게 됨에따라 김감독은 적어도 올시즌이 끝난뒤 삼성 혹은 신생팀 SK의 사령탑으로 이동할 것이 확실시된다. 김감독은 지난해 12월 해태와 재계약금 포함 2억원에 1년계약을 했다. 그러나 말을 아끼기로 소문난 김감독의 이날 발언수위로 볼때, 2000시즌 계약조차도 중도파기할 가능성까지 배제할수 없게 됐다.
김감독은 지난 83년 감독자리에 오른뒤 통산 9번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한국프로야구 최고명장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