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납득할 수 없는 호시노감독 결정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23시 45분
이종범의 2군추락은 호시노 감독의 `사적인 감정탓'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본진출 3년만에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가운데 황당하게 2군행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직후부터 쉬지않고 자신을 다그쳤던 이종범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의 자체 청백전에서 5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최근 세차례 시범경기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이종범의 2군행은 외국인 야수가 팀당 2명씩밖에 뛰지 못하는 일본 프로야구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주니치에는 메이저리그 출신인 딩고와 고메스가 있어 현실적으로 이종범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렵다는게 코칭스태프의 판단.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난해 가을 이종범이 부친의 병환으로 자율훈련에 빠지는 상황에서 오해로 인해 `괘씸죄'에 걸렸다는 설도 무성하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1월 메이저리거 딩고(호주)를 영입한 뒤의 한 강연회에서 뜬금없이 "딩고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기간에나 이종범을 기용할 수 있다"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고메스(푸에르토리코)가 몸이 안좋아 7일 시범경기부터 출전하는 등 외국인 야수 딩고와 고메스가 실전용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 이런 얘기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더욱이 15게임이나 남은 시범경기는 외국인 야수가 모두 출전할 수 있어 미리 이종범을 2군에 내려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도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감독이 개인감정으로 우수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것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
여하튼 이종범 본인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2군행을 호시노 감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믿고 싶지는 않지만 `꽤씸죄'로 인해 이종범이 2군으로 밀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게 기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