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청백전 3이닝 무실점
기사입력 2000년 03월 06일 12시 36분
새봄 두산이 기대하는 히트곡은 `리메이크 올드팝'이다.
삼성에서 용도폐기돼 두산으로 이적한 `싸움닭' 조계현(36). 한국 최고 컨트롤러의 자부심도, 다승왕 2회 등극의 으쓱함도 싹 잊고 처음으로 돌아갔다.
올시즌은 이경필이 팔꿈치 수술로 뛸 수 없고, 박명환 강병규가 선수협에 매달리는 바람에 자연스레 선발 한자리를 얻을 전망.
조계현은 요즘 수시로 허리를 숙이고 팔을 뻗어 찹쌀떡처럼 부드러워진 몸을 확인하고 흐뭇해한다. 전성기였던 94년 해태 시절에도 지금처럼 코가 무릎 사이에 가서 콱콱 박히는 일은 없었다.
면돗날 컨트롤도, 묵직한 볼끝도 다 부드러운 몸에서 시작된다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삼성 시절에는 구경도 못했던 140㎞가 스피드건에 찍히는걸 보고 스스로도 놀랐다.
조계현은 5일 마지막 청백전에 청팀 선발투수로 나갔다. 결과는 3이닝 무안타 무실점.
투구를 지켜본 김인식 감독은 "지금도 컨트롤 하나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다만 볼끝이 예전처럼 살지 않는게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평했다.
새출발의 의미로 배번은 군산상고 1학년때 청소년대표팀에서 달았던 14번을 선택했다. 한국 최고 투수로 막 발돋움하던 그 시절이 추억속에서 현실로 뛰쳐나올 것이라는게 조계현의 변함없는 믿음이다.
[호놀룰루(하와이)＝국제전화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