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홈런은 맞았지만…첫피칭 합격점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23시 19분
시련은 있어도 실망은 없다.
보스턴의 `야생마' 이상훈(29)이 메이저리그 첫 등판서 홈런을 맞았지만, 당당한 피칭으로 구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3일(한국시간) 오전 포트마이어스 리카운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2000시즌 시범경기 개막전.
이상훈은 일본인 투수 토모카즈 오카에 이어 3－8로 뒤진 8회,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왼쪽 타석의 첫타자 8번 오티즈를 초구에 뚝딱 1루수 땅볼로 잡아낸 것은 기분좋은 출발. 그러나 9번 포수 매트 르크로이에게 3구째 던진 몸쪽 공을 공략당해 좌월 1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미네소타의 기대주 르크로이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서 30홈런을 기록한 오른손 장타자. 볼카운트 1－1에서 이상훈은 몸쪽 변화구를 뿌렸으나 약간 높았다.
홈런을 맞고 난 뒤는 오히려 침착한 피칭. 1번 좌타자 제닝스를 2구째 1루수 땅볼로 낚았고, 2번 맥스웰에게는 7구만에 첫 삼진을 잡아냈다. 풀카운트서 바깥쪽 꽉 찬 직구를 타자는 멍하니 선 채 흘려보냈다.
이상훈은 마지막 1이닝 동안 홈런으로 1점을 보태주며 팀의 수비를 마무리했고, 보스턴은 3대9로 졌다.
지미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후 "스피드와 변화구 컨트롤이 모두 괜찮았다. 훌륭한 첫 피칭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깥쪽 공이 잘 들었고 직구스피드를 상당히 회복한 모습의 이상훈은 구원투수는 늘 한방을 조심해야 함을 값지게 확인한 셈이다.
이상훈은 6일 포트샬럿에서 벌어지는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시범경기 두번째 등판한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