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타점-홈런 1위 사수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4시 52분
`용병엔 절대 질 수 없다.'
`홈런킹' 삼성 이승엽(24)이 `용병 정복'을 선언했다. 전지훈련에 마지막 땀방울을 쏟고 있는 이승엽은 "타격 전 부문에서 외국인선수를 이기는 것이 올시즌 목표다.
타격 타이틀은 단 하나라도 절대 용병에게 내줄 수 없다"며 `용병 정복'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이승엽이 외국인선수를 꼭 이기겠다고 벼르는 것은 자존심 문제. 이승엽의 `자존심론'은 우리땅에서 다른나라 선수에게 지기 싫다는 단순한 생각을 넘어 야구적인 관점에서의 자존심을 일컫는 것. 줄곧 한국에서 야구를 해 온 국내선수가 한국야구에 갓 발을 담근 용병에게 밀려서야 되겠느냐는 뜻이다.
지난 98년 당시 갓 입단한 OB 우즈(현 두산)에게 홈런왕을 내준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빼앗겼을 때 이승엽은 다짐했다. `다시는 용병에게 지지 않겠다'고.
이승엽은 지난해 98년의 한을 풀었다. 홈런(54개)과 타점(123개) 1위로 97년에 이어 MVP를 되찾았다. 홈런은 2위(45개) 한화 로마이어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타점에선 한개차로 롯데 호세를 눌렀다.
출루율(0.458) 장타율(0.733)도 선두였지만 타율(11위．0.323)과 최다안타(9위．157개)에서 모두 한화 데이비스(0.328, 172개)로 밀렸다. 하지만 이승엽은 "(마)해영형과 (이)병규형이 타이틀을 따낸 게 다행이다"고 말할 정도로 용병에게 지기 싫어했던 게 사실.
올시즌 타점과 홈런에서 1위를 지켜내고 싶다는 이승엽. "비록 내가 타이틀을 따지 못해도 다른 국내선수들이라도 반드시 외국인선수를 이겨줬으면 좋겠다"며 자신만의 용병 정복론을 끝맺었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국제전화 김세훈 기자 sh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