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아시안클럽컵 대비 알루미늄 스파이크로 축구화 교체
기사입력 2000년 02월 25일 13시 36분
`명필은 붓 안가린다'는 건 한참 옛말이다. 요즘은 붓을 잘 가려써야 `명필'이 된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리는 아시안클럽컵 동부지역 4강전(25∼29일)에 참가중인 수원 삼성 김 호 감독이 색다른 고민에 빠졌다.
경기가 열리는 카모이케구장에서 24일 첫훈련을 가진 김감독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자 준비해온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길고 부드러운 캔터키블루 잔디에 알맞는 알루미늄 스파이크 축구화.
사철 푸른색을 유지하는 대신 공이 잘 안구르고 발에 자꾸만 밟혀 드리블이 곤란한 일본 그라운드에서 제실력을 발휘하려면 높이가 5㎝ 가량 되는 알루미늄 스파이크가 제격이다.
김감독은 이번 대회를 대비해 유럽지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알루미늄 스파이크를 주문해 최근 선수들의 신발에 장착했다. 효과는 만점.
국내에서 신던 고무 스파이크로는 발이 푹푹 빠져 마치 얼음판 위에 선 것처럼 뒤뚱거리던 선수들이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이 됐다.
알루미늄 스파이크는 낯선 그라운드에서 결전을 치러야 하는 수원 선수들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아시안클럽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 가고시마에 머물고 있는 수원 삼성 선수단에 눈병 경보가 발령됐다.
가고시마 앞바다에 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에서 뿜어나오는 화산재가 바람에 실려와 눈에 들어갈 경우 결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때문에 수원 구단에서는 선수들에게 "눈에 화산재가 들어가면 절대 비비지 말고 팀닥터에게 가 특수세척액으로 씻어내라"고 신신당부.
◇수원 선수단 숙소인 가고시마 선로얄호텔에는 이곳에서 전지훈련중인 일본 프로야구 치바 롯데 마린스 선수들도 묵고 있어 호텔 로비에는 늘 야구방망이와 축구공이 뒤섞여 나뒹굴고 있는 상황.
아침 저녁으로 로비에서 만나는 양팀 선수들은 서로 야구방망이와 축구공을 만져보며 신기해 하기도.
[가고시마＝박진형 특파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