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병역미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5일 13시 19분
"집이 코앞인데…."
미국 베로비치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21일과 22일 일시 귀국한 LG선수단은 24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까지 단 며칠간이지만 국내에서 달콤한 휴식을 가졌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리운 가족들과 만나 오랜만에 입에 맞는 우리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지만, 이 모든 것이 `그림의 떡'이었던 사람들이 있다.
이병규 조인성 최원호 김상태 등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거나 군대에 갔다오지 않은 8명의 선수들에다 인솔자인 김태원 코치까지.
이들은 병역 관계로 1회용 여권을 발급받았다. 국내에 입국했다 일본으로 나갈 경우, 각종 서류를 준비해 여권을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여권을 새로 만들기엔 시간도 촉박했다.
그래서 24일 오전 6시10분 뒤늦게 미국에서 도착한 이들은 김포공항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4시간 후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무려 한달만에 밟아보는 고국땅이지만 그저 `냄새'만 맡아보는데 만족해야 했던 이들은 앞으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군대는 빨리 갔다오고 볼 일이야."
[한준규 기자 manb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