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화장실 깨끗해야 매출 오른다… 마케팅 붐
기사입력 2000년 02월 24일 14시 30분
`바꿔! 화장실.'
최근 백화점, 대형쇼핑몰, 음식점 등에 화장실이 깨끗하면 매출액도 증가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화장실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먼지 하나 없는 대리석 바닥에 은은한 오색조명이 흐르는 등 아늑한 인테리어로 카페 안인지 화장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룸, 아기보호대 등으로 편의성과 자동시트교체기로 위생성을 높인 것은 물론이다.
누르면 물소리와 함께 새소리가 흘러나오는 `에티켓 벨'도 달라진 화장실 문화를 실감케 한다
오는 8월 오픈하는 서울 남대문시장 대형쇼핑몰 `메사'는 아예 화장실을 내세워 쾌적한 쇼핑몰의 이미지를 만들 예정이다.
우선 고급 인테리어로 호텔 로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로 했다.
또 남녀 화장실 비율을 3대 7로 맞춰 여성 방문객을 배려할 방침.
여성 전문매장에는 아예 여자 화장실만 두고 파우더룸에는 로션, 헤어스프레이와 드라이어까지 비치할 계획이다.
아동복 매장에는 유아전용 변기와 자연향이 솔솔 나는 방향제로 `향기나는 화장실'을 만든다.
최근 문을 연 서울 목동의 백화점 `행복한 세상'은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사이에 `양성 화장실'을 만들었다.
이 화장실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가족 화장실'이다.
1.5평 정도 공간에는 성인-어린이용 변기 한개씩과 세면대, 기저귀 교환대가 있다.
서울 강남 뉴코아백화점도 고급 백화점으로 변신하기 위해 화장실부터 아늑한 분위기가 나도록 고급스럽게 재단장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의 `탑클라우드' 카페에 있는 화장실은 환상적인 야경으로 관광명소가 됐다.
도심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형 통유리, 분수대 모양의 이색 세면대, 바닥에 깔린 조명 등 `볼거리'가 많아 한번 들어가면 함흥차사가 되기 십상이다.
행복한 세상에 들른 고객 이진희씨(28)는 "쇼핑몰 등에서 화장실은 더 이상 `볼일'만 보고 나오는 공간이 아니라 좀 오래 머물고 싶은,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