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영어-야구 특별과외 '아는게 힘이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3시 15분
박찬호(27．LA 다저스)가 잇단 `특별 과외'로 녹초가 되고 있다.
과외 과목은 전공인 야구와 특급 투수의 필수 조건인 영어. 박찬호는 22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영어회화 개인 교습을 다시 시작했다. 1주일에 5일간 훈련이 끝나면 1∼2시간씩 영어 선생님 출신인 다나 웹씨로부터 시간당 30달러를 주고 영어 회화를 배우고 있다. 박찬호는 "선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곁에서 지나가다 들어도 다 이해할 정도로 영어를 할 수 있어야 진짜 제대로 된 많은 야구 정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1∼2시간씩 집중적으로 회화만 하다보면 골치가 지끈거리기도 하지만 `야구만큼 꼭 정복해야할 것이 영어'라는 각오다.
박찬호는 23일 초일류 과외 선생님과 재회했다. 훈련을 끝낸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서다 에릭 캐로스와 이야기를 나누던 샌디 쿠팩스를 발견, 환한 웃음을 띄며 다가갔다. 그리고 쿠팩스와 박찬호는 뜨거운 포옹으로 재회의 기쁨을 표시했다.
60년대 다저스의 전설적인 강속구 투수였던 쿠팩스는 "건강하냐, 기분은 어떠냐"고 물은 뒤 "우리 할 이야기가 많다. 처음부터 쭉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며 조만간 독대를 약속했다. 과거에도 박찬호는 쿠팩스의 개인 지도로 피칭에 눈을 뜨기 시작했었는데 그는 지난시즌 박찬호의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모두 꿰차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박찬호는 또한 22일 저녁 무렵 텅빈 운동장에서 대선배 오랄 허샤이저(41)의 개인 지도도 받았다. 투구 동작에서 축이 되는 오른쪽 다리가 뒤로 무너지면 안되고 무릎을 홈플레이트쪽으로 치고 나가는 동작을 1시간여 반복했다. 박찬호는 "오른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받았지만 깨달은 바가 크다"고 말했다.
오전 오후에 걸친 3∼4시간의 합동 훈련과 개인 훈련에 이어 계속되는 특별 과외로 저녁이면 녹초가 되지만 박찬호는 그만큼 20승 고지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