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중문화] 미녀스타들 '스토커 공포'
기사입력 2000년 02월 21일 14시 14분
"내 손과 혀를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최근 일본의 한 스토커가 유명 여배우에게 보낸 편지 내용중 일부다. 다소 충격적이다.
일본에서 유명 배우, 특히 섹시 스타들을 따라다니는 스토커는 한국에 비해 훨씬 집요하고 치밀하다. 경찰에서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도를 넘어 흉악한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과거 얘기이지만 지난 92년 인기 여배우 야마구치 토모코는 택배원을 가장한 두명의 20대 스토커들에게 강간을 당할뻔하기도 했다.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어떤 배우는 최근 팬들과 함께 식사를 하다가 수년간 따라다니던 스토커가 탄 수면제를 먹고 정신을 잃은뒤 기억하기 조차 싫은 밤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절정의 인기 여성 그룹 `모닝구 무스메'가 타깃이 됐었다. 7명의 멤버중 두명이 참다못해 경찰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작년 11월부터 3개월간 저녁만 되면 카메라를 들고 집앞을 서성이는 젊은 남자들 때문이었다.
일본 스토커들의 `편집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때로는 팬티 등 속옷을 찾기 위해 인기 여배우 집앞에서 몇달동안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한다.
돈을 노린 `파파라초' 스토커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고성능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어디든지 따라다닌다. 미모의 탤런트 스즈키 아미(사진)는 고교시절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을 때 출장 스토커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상업적인 스토커들은 점조직으로 구성돼 우두머리 수하의 수백명이 낮밤 가리지 않고 여배우를 따라다니며 셔터를 눌러댄다. 하얀 팬티가 보인 사진, 목욕하는 장면, 겉옷을 입었더라도 유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진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이들의 사진은 삼류 잡지사들이 구입하지만 물건이 없어서 못 살 정도라고 한다.
큰 조직의 우두머리 스토커는 월수입 수천만원에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
일류 여배우를 추적하기 위해 이들은 보통 집 근처에서 하루에 6시간씩 잠복 근무를 한다. 집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도 기묘하다. 중,고교시절 학생기록부는 필수. 집 주소가 적힌 고액 납세자 명단도 이들에게는 소중한 자료다. 때로는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첨단장비를 동원해 핸드폰의 발신음을 추적, 위치를 알아내거나 전화를 도청하기도 한다.
스스로 자신있게 "스토커 경력 10년, 15년"이라고 말하는 베테랑들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일본 연예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js2000＠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