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S승선 가물가물… 난국에 휩싸인 농구명가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3시 08분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기아가 만약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한다면 올시즌 프로농구의 최대이변이 될 것이다. 그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17일 현재 기아는 17승21패로 LG와 공동 6위. 남은 8게임서 5승은 해야 6강 플레이오프 티켓 확보가 가능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5라운드서 9전전승을 거둔 전력을 다시 발휘한다면 이같은 목표 승수를 문제없이 채울 수 있다.
그러나 기아의 현주소를 볼때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만큼이나 어려워 보인다. 우선 저머니의 대체 외국선수 루카스가 `무늬만 용병'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워낙 점프력이 떨어지는 데다 양쪽무릎 부상 의혹까지 있어 설상가상. 또 무리한 외곽슛만 난사해 `없느니만 못하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주전 대다수의 연령층이 30대 전후여서 장기 레이스 후반부 들어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승부는 대개 마지막 4쿼터에 결정되게 마련이지만 기아는 뒷심이 달려 번번이 역전을 허용하고 쉽게 게임을 포기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허술한 위기관리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부상병동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공－수에 걸친 전술변화가 거의 없고 빈번한 선수교체 만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는 것.
경기 일정도 최악이다. 19일 충주서 공동선두 SK와 맞붙은 뒤 다음날인 20일 잠실서 시즌 4전전패의 수모를 안긴 SBS와 5차전을 치른다.
최악의 시즌을 맞은 기아는 벌써부터 마음을 비우고 내년 시즌에 대비한 대형 트레이드, 물갈이 등 대대적인 개혁작업에 들어갔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황혼이 깃든 기아호는 과연 격랑을 헤치고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j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