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서울 포기 못한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23시 15분
신생팀창단을 준비중인 SK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결정에 반발, `서울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SK는 16일 오후 5시30분 프로야구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입신청서에 필요한 제반 서류는 차후로 미루고 희망연고지만 `서울'로 당당하게 썼냈다. 지난 11일 이사회서 `현대→서울, SK→수원'을 결정한 터라 KBO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BO는 SK가 이사회 결정에도 불구, 가입신청서에 희망지역으로 서울을 써내자 홈구장 이용계획에 대한 구체적 보완서류를 요구했다. 이에 SK는 16일밤 ▲서울시와 협의해 목동야구장을 개보수 ▲목동구장 개보수기간 동안 타구단의 구장을 임대해 쓰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하지만 대한야구협회 산하 서울시협회는 15일 KBO에 공문을 보내 "목동구장에선 매년 아마야구 166경기가 벌어지고 있어 프로팀에 절대로 내줄수 없다"고 강력 반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고를 희망한 현대와 SK 모두 홈구장으로 목동구장을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아마측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KBO 이상국사무총장은 SK가 서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자 `쌍방울을 인수, 당분간 전주에서 경기를 치르고 차후 서울로 진출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이또한 SK가 `쌍방울인수가 아닌 창단'을 전제로 하고 있어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SK가 이처럼 끝까지 서울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구단이미지와 성적 때문이다. 이왕 프로야구에 뛰어들바에야 수원보다는 서울이 유리하고 `한번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생각이다. 서울의 풍부한 선수자원도 놓치기 힘든 부분.
17일 오전 8시 열리는 구단주총회서는 SK가입과 도시연고제문제로 표대결이 예상된다. 현대의 서울입성에 반대하고 있는 삼성 LG, 이례적으로 김종철구단주(법정관리인)가 참석하는 쌍방울표의 향배가 주목된다. SK는 총회에서 서울입성이 좌절될 경우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