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평양에 가고 싶지 않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4시 31분
`평양에 가고 싶지 않다.'
현대 신선우 감독(44)이 16일 구단에 `긴급요청'을 하고 나섰다.
올해 추진되는 남북 스포츠교류에서 남자농구를 빼달라는 것이다.
현대는 올해 4월 농구와 여자배구 등 실내종목 위주로 `통일 스포츠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는 현대 선발팀이 북한을 방문해 조선 아태평화위원회 대표팀과 경기를 가질 차례.
신감독이 "올해만큼은 남자농구를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은 스포츠 교류로 시즌 운영에 많은 무리가 발생하기 때문.
현대는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최초로 남북 통일농구대회를 치렀었다.
당초 작년 4월 있기로 했던 제1회 평양대회가 몇차례 연기되다가 결국 9월에 열렸다.
현대선수단은 반복된 대회연기로 지친 데다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오자마자 쉴 틈 없이 곧바로 방북하는 바람에 말못할 고생을 했었다.
신감독이 올시즌 선수들의 체력문제를 가장 우려한 것도 통일농구대회의 여파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는 99∼2000시즌 초반 주전들의 체력이 바닥을 쳐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다.
게다가 프로농구 시즌중인 작년 12월 통일농구 제2회 대회를 서울에서 가진 바 있어 불과 몇달 사이 또 다시 열리는 남북 교류전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다는 게 신감독의 주장이다.
농구가 앞장서 교류의 물꼬를 텄으니 이젠 다른 종목에 배턴을 넘기고 싶다는 게 신감독의 얘기다.
팀을 2시즌 연속 정상으로 이끈 신선우 감독의 긴급요청에 대한 현대그룹의 반응이 남았다.
[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