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봉주 도쿄에 홀로 서다…5초차 2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23시 14분
`꺼벙이' 이봉주(30．무소속)가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봉주는 13일 낮 12시10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을 출발, 오모리를 돌아오는 42.195㎞ 왕복코스서 벌어진 2000 도쿄국제마라톤대회서 2시간7분20초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한국 최고기록 2시간7분44초(98년 4월 로테르담국제마라톤대회)를 24초 앞당기며 2위로 골인했다.
지난 98년 로테르담국제마라톤대회에 이은 본인의 두번째 한국 최고기록 수립.
작년 10월 소속팀 코오롱과 결별, 충남 보령과 경남 고성 등에서 여인숙을 전전하며 절치부심 명예회복을 별려왔던 이봉주는 이날 레이스에서 시종 선두를 유지하며 선전했으나 39㎞지점서 케냐의 자페트 코스게이(32)에게 선두를 내주고 아깝게 2위에 그쳤다.
1위는 이봉주보다 5초 빨리 결승선을 넘은 케냐의 코스게이의 몫.
한편 이봉주와 함께 출전한 노장 백승도(32．한국전력)는 2시간8분49초로 본인 최고기록(종전 2시간10분7초)을 수립하며 5위에 입상했다.
이로써 이봉주와 백승도는 3명이 출전하는 시드니 올림픽 출전티켓을 사실상 확보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38.8㎞지점.
35㎞지점을 1시간45분30초로 통과, 일찌감치 한국기록 수립을 예견한 이봉주는 내침김에 우승마져 넘보며 스퍼트를 했으나 찰거머리 같은 코스게이를 떨어뜨리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39㎞지점에선 코스게이에게 추월을 허용, 안감힘을 다하며 달라붙었으나 결국 5초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이봉주의 한국최고기록 수립은 지난 10월 이후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이룬 것이어서 금메달이 부럽지 않은 쾌거였다.
◇기록(13일．도쿄)
▲순위＝①자페트 코스게이(케냐) 2시간7분15초 ②이봉주(한국) 2시간7분20초(한국 최고기록．종전 2시간7분44초) ③알베르토 후스타도(스페인) 2시간8분8초 ④이노부시 타카유키(일본) 2시간8분16초 ⑤백승도(한국) 2시간8분49초(본인 최고기록．종전 2시간10분7초)
[김의진 기자 ej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