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한라V축배…'전관왕' 위업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23시 09분
한라 위니아의 우승으로 스틱과 스틱이 얼음판 위에서 불꽃을 튀기는 아이스하키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라는 8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벌어진 99∼2000 큐다스배 한국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서 연세대를 5대2로 대파, 3승1패로 98년에 이어 2년만에 우승을 탈환했다.
한라는 이날 우승으로 지난해 5월 종별대회, 유한철배 대회, 10월 종합선수권대회에 이어 전관왕을 달성했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 동안 3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심의식은 97∼98시즌에 이어 2번째로 플레이오프 MVP에 뽑혔고, 김세일 감독은 2회 연속으로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공격 위주의 연세대에 맞서 수비 강화 전략을 써 왔던 한라는 이날 초반부터 맹공을 퍼붓는 맞불 작전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1피리어드 시작 39초만에 성현모가 어시스트한 골을 심의식이 찔러 넣은 것. 한라는 이어 6분33초 이승재에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18분06초 배영호가 심의식이 패스한 퍽을 받아 골인, 다시 2－1로 앞서 나갔다.
2피리어드서는 행운의 여신마저 한라 편이었다. 9분23초 골대 뒤 벽을 맞고 튀어나온 공을 신승익이 골대로 툭 쳐 한골을 추가했고 15분22초 박성민이 김강현이 넘긴 볼을 블루라인에서부터 단독 드리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바디첵을 불사하며 총력전을 퍼부었으나 3피리어드 19분17초 이현철에게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한 연세대는 19분59초 송상우가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대회 2연패의 꿈을 접었다.
[목동＝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벤치에서
"얘들아, 고맙다…."
한라 김세일 감독의 우승 감회는 남달랐다.
지난달 23일 부친상을 당한 뒤 이튿날 검은 리본을 매고 연세대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임했으나 3－6으로 패해 정규리그 우승을 놓친 것.
그러나 이날 패배가 한라에게는 오히려 약이 됐다.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던 한라 선수들은 챔피언 결정전서 기적적인 정신력을 발휘, 힘과 패기의 연세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감격의 챔피언 타이틀을 김감독에게 선물한 것이다.
심의식 이현철 등 노장 선수들은 특히 부상에도 불구, 주사까지 맞아가면서 매 경기에 임해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한라의 우승 세레모니가 2년전보다 더 뜨거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목동＝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