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카페] 스캣맨 존 '노래를 남기고 떠난 사람'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5시 18분
중절모에 줄무늬 양복을 입고 짙은 콧수염을 기른 다정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은 스캣맨 존의 유작인 3집 `테이크 유어 타임'이 출반돼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 12월 3일 암으로 타계한 스캣맨 존은 천성적인 말더듬증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스캣송을 배워 대성한 늦깎이. 53세 때인 지난 95년 `스캣맨'이란 곡을 발표해 히트시키며 유명해졌다.
그의 유작 `테이크 유어 타임'에는 세련돤 팝 발라드 계열의 타이틀 곡을 비롯해 벌써부터 국내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라틴 테크노 `아이 러브 삼바'와 `스캣맘보', 엘튼 존의 명곡을 댄스풍으로 리메이크한 `쏘리 심스 투 비 더 하디스트 워드', 한국적인 분위기의 테크노 `스캣 미 이프 유 캔' 등 12곡이 수록됐다. 특히 `스캣 미 이프 유 캔'은 벌써부터 국내 클럽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존 라킨이란 본명을 갖고 있는 스캣맨 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 몬테 태생. 말더듬증 때문에 고생을 하던 그는 14세 때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엘라 피츠제랄드가 스캣송으로 부른 `하우 하이 더 문'을 듣고 스캣송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캣송은 가사 없이 무의미한 음절로 악기 소리를 흉내내는 재즈 창법의 일종. 말을 더듬던 스캣맨 존으로선 자연스럽게 도전할만한 분야였는지도 모른다.
이후 피아노 연주를 함께 배운 그는 열여덟살 무렵부터 LA의 재즈 클럽에서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나중에는 대중앞에서 스캣송을 불러봤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음악적으로 좌절한 그는 이후 술과 마약에 중독되는 등 방황을 거듭한다. 10년 이상을 방황하던 그의 성공은 엉뚱하게 자신이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음악 재즈가 아니라 팝으로 선회함으로써 가능해졌다.
1995년 독일의 이체베르크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한 첫 싱글 `스캣맨'이 대히트를 한 것. 자신의 주특기인 재즈 스캣과 팝 그리고 유로 테크노를 결합한 독창적인 사운드의 이 곡은 유럽 일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후속곡으로 발표한 `스캣맨스 월드' 역시 130만장 이상 팔리는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들 히트곡들이 담긴 앨범 `스캣맨스 월드' 역시 360만장 이상 팔리며 50세가 넘은 스캣맨 존은 단번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97년 자신의 음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루이 암스트롱에 대한 존경을 음악으로 표현한 2집 `에브리바디 잼'을 발표했다.
타계하기 직전까지 3집이자 유작이 된 `테이크 유어 타임'의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는 그는 말더듬증 치료를 위한 자선단체 스캣랜드 파운데이션을 남겨놓았다.
[석광인 기자 kisu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