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은] '관객들과 교감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기사입력 2000년 01월 28일 13시 54분
"관객들과 직접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연기를 하는 건 똑같지만 영화와 TV드라마, 연극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그 느낌이 다르다. 28일 유시어터에서 개막한 `나는 고백한다'(김광림 작,연출)에 나선 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혜은은 "살아있는 감흥이 있어 좋다"며 환하게 웃는다.
연극무대를 밟기는 1년4개월여만. 지난 98년 9월 극단 아리랑의 `유랑의 노래' 이후 처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남사당패의 애환을 그린 `유랑의 노래'에서 줄타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평균대를 타게 됐다는 점. 연출가 김광림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그 작품을 유심히 보고 솜씨를 인정(?), 이번에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나는 고백한다'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저지를 수 있는 수많은 잘못들을 두명의 배우가 평균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끝없이 고백하는 독특한 실험극. 줄거리도 없고 형식도 자유롭다.
이혜은은 소녀에서 아줌마, 노인까지 변신하면서 300여회의 `고해성사'를 한다. "순간순간 감정의 변화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아요. 거기다 평균대위에서 덤블링까지 해야 하거든요."
인간사에서 고백이란 사랑이건 자수건 쉽지 않은 일. 그걸 300여개씩이나 하자니 `편하게는 볼 수 없는 연극'이라는 그녀의 설명이 이해가 간다.
중앙대 연영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구파. "수백개의 작은 캐릭터들로 구성돼 있지만 결국 한 인간을 연기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