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 한국야구 혼란 틈타 싹쓸이 스카우트 추진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12시 05분
일본 프로야구단들이 한국 슈퍼스타들의 싹쓸이 스카우트에 나섰다.
일본 구단들은 최근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 대량난민 사태가 일어나면 즉각 스카우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있는 것.
최근 한국의 각 언론사와 한국야구위원회에는 `한국 선수들의 스카우트 방법'을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수십통씩 쇄도하고 있다.
이들의 질문은 "정말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냐, 연봉은 어느정도면 가능한가, 법적인 문제점은 없는가" 등 영입을 전제로 한 현실적인 내용들이다.
특히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를 비롯,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주니치 등은 이미 점찍어둔 한국의 슈퍼스타들의 움직임 점검을 끝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현대 정민태(30)와 한화 구대성(31) 삼성 임창용(24) 등이 대상이다. 23일 현재 정민태만이 선수협에 가입한 상태다.
선수협에 가입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제도상으로는 아무 걸림돌이 없다. KBO가 지난 22일 선수협 참여 선수에 대해 "전원 자유계약으로 풀겠다"고 으름짱을 놓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신분조회가 오면 "언제든지 계약 가능한 신분이라고 답변해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에서 뛸수 없게된 선수들은 `못 이기는 척' 해외로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된다. 일본구단으로선 거액의 이적료를 구단에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요미우리는 지난 21일 정민철을 영입하며 2년 임대료로 한화 구단에 약 25억원을 지불했다.
물론 `외교적 신의'를 존중하는 일본야구기구 커미셔너가 한국에서 `말썽이 난 선수'의 영입에 쉽사리 동의할지가 의문이다. 하지만 구단이 영입을 강행한다면 일본야구기구로서도 막을 수 없는게 현실.
이 모든 것은 한국프로야구의 파국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일본 구단들은 선수들의 가입상태 확인에만 그치고 선수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가 혼란에 빠지면 일본 구단들이 전면에 적극적으로 이삭줍기에 나설게 뻔하다.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