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안정환] 국가대표 '최강투톱' 눈빛만 봐도 '척'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5시 21분
"우리 같은 방써요."
축구국가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최용수(27．안양 LG)와 안정환(24．부산 대우)이 뉴질랜드 코치만호텔 829호실을 같이 쓰며 `최강 투톱'의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친선경기(21일, 23일)와 내달 골드컵에서 투톱으로 호흡을 맞출 이들은 "아시아에 머물지 말고 월드스타가 돼보자"면서 의기투합하고 있는 것.
뉴질랜드로 오기전 이들은 같은 방에서 묵었던 경험은 물론 공식경기서 투톱 파트너로 뛴 적이 없었다.
처음 한 방에 들어섰던 18일 방안엔 침묵만 흘렀다. 최용수나 안정환은 낯선 이들에게 말을 아끼는 성격이기 때문.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안정환이 불쑥 한마디를 던졌다. 빨랫거리를 들고 나서는 선배 최용수를 보더니 "형 저 주세요. 제가 빨아올게요"라고 했던 것.
호텔서비스로 해결하기에 쑥스러운 양말과 속옷을 잔뜩 챙겨들고 있던 최용수는 "괜찮다"를 연발했지만 안정환은 자기의 빨랫가방과 함께 최용수의 것도 집어들고 세면장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새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레 빨아서 방안에 널더니 씩 웃더란다.
후배의 이런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은 최용수는 "체력관리는 이렇게 하는 게 좋다", "이런 자리에서는 이쪽으로 패스를 내주는 게 좋지 않겠냐"며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안)정환이가 외모만 멋진줄 알았더니 마음도 진국이었다"면서 후배 칭찬에 열을 올리는 최용수와 "든든한 형을 만나 더 없이 좋다"는 안정환의 화답으로 방안 분위기가 화목 그 자체.
허정무 감독도 "국가대표팀의 대들보로 언제든 호흡을 맞춰야 하는 둘 사이가 형제처럼 친해져 전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흐뭇한 표정이다
[ 김 용 특파원 y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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