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 스티비 원더 '광명 꿈' 눈 앞
기사입력 2000년 01월 19일 14시 15분
맹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생전에 세상을 직접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맹인이 뇌에 직접 연결된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큰 글자를 읽으며 큰 목표물 주위를 보고 걸어다닐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금년 62세의 한 남성은 어떤 물체를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최근 한 기자의 참관하에 한 방에 있는 마네킹을 발견하고 흰 벽에 걸려 있는 검은 스포츠용 털모자를 가져다 마네킹의 머리에 씌우는 동작의 실연에 성공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5피트(152.4㎝) 거리에 있는 2인치(5.08㎝) 높이의 글자를 알아볼 수 있다.
"그는 극히 제한된 광학신호로 현저하게 사물을 구별할 수 있다"고 인공 시각장치(Artificial Vision System)를 개발중인 윌리암 도벨씨는 말했다.
제리라는 이름으로만 보도해달라고 요청한 이 남자는 36세 때 실명을 했다. 그는 지난 1978년 인공 시각장치연구에 자원해 뇌에 전자장치의 삽입수술을 받았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인공 시각장치의 소프트웨어 개량에 전력을 기울였다.
"아직 정상인의 시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제리의 실험은 인공 시각장치 최초의 실연이었다"고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인공시각을 연구하는 리차드 노만씨는 말했다.
도벨씨의 `뇌에 전자장치를 삽입하는 방식'과는 달리 빛을 감지하는 세포가 있는 망막에 전자장치를 이식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단의 과학자들도 있다. 망막 이식장치법은 작년 말 맹인가수 스티비 원더가 관심을 표명해 뉴스가 됐던 방식이다.
인공 시각장치를 사용하기 위해 제리는 한쪽 렌즈에 초소형 핀홀 카메라가 장착되고 다른쪽 렌즈에는 초음파 거리계가 부착된 선글래스를 착용한다. 양 장치는 카메라 영상에 나타나는 빛과 어두운 부분 사이의 모서리를 강조하는 그의 허리에 찬 소형 컴퓨터와 연결돼 정보교환을 한다.
이 컴퓨터는 제리의 바른쪽 귀의 뒤 두개골을 통해 연결된 전선을 따라 뇌표면에 부착된 작은 전극장치에 적합한 신호를 보낸다. 전극장치는 뇌쇠포들을 자극해 제리가 빛조각들을 감지하도록 만든다. 제리가 한 광경을 살필 때 나타나는 이동형태가 빛이 있는 지역과 어두운 지역 사이의 모서리를 구별토록 해 흰 벽에 걸려 있는 검은 모자를 구별토록 하는 것.
인공 시각장치는 시야가 매우 좁아 폭 2인치, 높이 8인치의 카드 크기 만큼 밖에 감지하질 못한다. 초음파 거리계로부터 오는 신호로 최상의 심도 인식을 마련하는 기술의 개발에 이 방식의 성공여부가 걸렸다. 제리는 이 방식의 실연 때 마네킹과 벽에 접근할 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한쪽 팔을 앞으로 뻗은 채 조심스레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도벨씨는 보다 개량된 인공 시각장치가 금년 말부터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광인 기자 kisu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