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창단후 첫 6연패…'타이타닉' 신세
기사입력 2000년 01월 10일 13시 43분
`해가 지지 않는 농구왕국' 기아에도 이제 황혼이 깃드는가.
프로농구 최초로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명문구단 기아가 난파 위기에 몰렸다. `부자가 망해도 버틴다'는 3년이 지나서인가. 프로 출범 후 네번째 시즌을 맞은 기아는 최근 팀최다인 6연패의 나락에 떨어졌다. 10일 현재 12승13패로 5할 승률을 밑돌며 5위. 공동 6위 동양과 골드뱅크에 불과 반게임차로 간신히 앞서 있다.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인 6강 유지도 위태로운 처지.
기아호 밑창에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는 상황. 지난주 허리부상을 한 항해사 강동희가 11일 부산 삼보전에도 결장한다. 15일 삼성전부터 출전을 강행할 작정이지만 회복이 더뎌 정상기량을 발휘할지는 미지수. 14게임을 쉬고 코트에 복귀한 김영만도 제자리를 못찾으며 슛감각이 바닥을 맴돌고 있다. 개인기가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 저머니와 와센버그는 그나마 개인기록에만 신경쓸 뿐 팀플레이는 안중에도 없다. `동네북' 신세가 되면서 다른 팀의 승수쌓기 제물까지 된 인상.
기아 박수교 감독은 `자신감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만신창이가 된 선수들에게 채찍보다는 당근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는 것. 또 일단 분위기만 띄운다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진 기아에게 한줄기 빛은 아직 보이지 않는듯 하다.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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