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1세기의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15시 31분
21세기의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
IMF라는 암울한 상황에 놓인 1년 전까지 우리 사회의 화두는 '구조조정'이었다.
그러던 것이 작년 중반을 넘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퇴출당할까봐 걱정해야 할 30대 중반의 회사원들이 오히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
신문, 방송 등 고전적인 매스미디어에 인터넷과 정보통신 업체의 광고가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생겨났고 무궁무진해 보이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코스닥에 상장해 돈벼락을 맞는 업체가 나타났으며 기존의 각종 업체들도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공간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같은 벤처 열풍을 입증이라도 하듯 12월 말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마사요시 손) 사장이 우리나라를 찾았고 온나라가 들썩거렸다.
우리나라의 100개 인터넷 기업에 1억달러를 던져주겠다는 손사장을 보며 워드 프로세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던 40대 회사원들까지 익스플로러의 아이콘을 클릭하기 시작했다.
정치인들도 전자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올 4．13 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공간에서 유권자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
현역의원의 절반이 넘는 150여명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고 있으며 20~30대 유권자에게 한표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99년 11월 현재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2억5000만명, 인터넷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수는 800만개를 넘어섰고 국내에서도 현재 700만명 가까운 인원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말까지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13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네티즌 숫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E-비즈니스가 더욱 활발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업체들은 과거보다 쉽게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으며 점점 똑똑해지는 이용자와 함께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전문가들이 현재 인터넷의 역사를 선사시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에 그 잠재력은 아직도 무한대라고 볼 수 있다.
'골드러시'가 아닌 '인터넷러시'가 한창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제 인터넷은 개인 차원에서 돈을 버는 '기회의 땅' 수준에서 벗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모르는 국가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사설에서 "6500만년전 지구의 주인이었던 공룡들이 갑작스런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멸종했다"고 상기시켰다.
컴퓨터 산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빗댄 말이지만 인터넷이라는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는 국제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또 국민PC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 이제 하드웨어는 단지 인터넷이라는 최종목표를 위한 저렴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주사위 놀이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주사위에 새겨진 눈금이지 주사위 자체가 아니다.
20세기말 우리나라 산업을 선도한 것이 반도체였다면 이제는 질높은 인터넷 컨텐츠를 제공하는 쪽이 승자가 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네티즌 자신"이라고 조언한다.
'윈-윈(win-win) 전략'이 가능한 곳이기에 새천년의 성공 키워드는 인터넷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