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김포 대명포구 - 낙조 찾아 연인들 북적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15시 31분
겨울 포구는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낭만과 쓸쓸함으로 나뉜다.
연인이라면 검은 뻘에 비스듬이 드러누운 배와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포구의 모습이 그렇게 낭만적일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쓸쓸한 풍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인천시 김포군 대곶면 대명포구.
춥고 쓸쓸한 겨울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곳이다.
바다앞이 강화도로 둘러싸여있어 마치 강같은 느낌이 드는데다 포구를 집어삼킬듯 사방에 퍼져있는 시꺼먼 뻘에 삭막감마저 감돈다.
해변은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고, 10여척의 배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은 해병대 초소가 지키고 있어 여행객은 먼발치서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곳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인근에 약암온천이 개장된뒤부터는 주말과 휴일이면 왕복 2차선의 진입로가 정체현상마저 빚는다.
이정삼씨(35．경기도 고양시)는 "철조망너머로 보는 검은 갯벌과 포구의 모습이 겨울이라는 계절감각에 잘맞는다"며 "풍성한 먹거리촌이 형성돼 있어 온천과 연계해 찾을만 하다"고 말했다.
포구 앞에는 망둥어, 쭈꾸미, 숭어 등 싱싱한 생선들과 각종 젓갈들을 판매하는 어시장이 있고, 주변에는 갓 잡아온 생선들을 내놓는 횟집들이 즐비한 것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인.
밀물때에는 만선의 기쁨을 싣고 포구로 돌아온 배에서 퍼득거리는 고기들을 어시장으로 옮기는 어부들의 바쁜 손놀림에서 삶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
모두가 동감하는 이곳의 낭만은 낙조.
포구 주변을 뒤덮은 시꺼먼 뻘이 서서히 금빛으로 변하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해가 떨어질무렵만은 겨울의 황량함은 온데간데 없다. 포구 전체가 낭만으로 뒤덮히며 극적 분위기 반전이 이뤄진다.
때문에 굳이 일몰시간을 택해 이곳을 찾는 연인들이 적지않다.
[대명포구(김포)＝김순근 기자 skkim＠sportschosun.com]
▲주변 관광:대명포구는 조선시대의 안보유적지인 인근 덕포진과 약암온천을 연계하는 것이 좋다.
덕포진은 바다를 끼고 있으며 풍광이 주변 숲과 잘 어울려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포구 2㎞ 앞에 있는 약암관광호텔(0341@989-7000에는 천연 미네랄 라듐이 풍부한 천인 약암온천이 있다. 남녀 각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에 지하 400@에서 끌어올린 염분 10%의 암반수를 이용한 광염천수탕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휴일및 연휴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이 흠. 대인 5000원, 6세이하 소인 2500원.
▲먹거리:포구앞 어시장에서 회, 매운탕으로 인기있는 삼식이와 망둥어 1㎏가 각 1만원 내외, 요즘 한창 많이 잡히는 우럭과 놀래미는 ㎏당 2만원, 광어와 도다리는 ㎏에 3만∼4만원하며 고추장무침 구이나 데쳐먹기에 좋은 쭈꾸미는 최근 잡히는 양이 줄어들어 ㎏에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미자 대명어시장 부녀회장(0341@987@2015)은 "그믐때 등 물때가 좋을때 찾으면 물량이 많고 값도 싸다"며 "이번달은 8일 전후가 최적기"라고 말했다.
▲가는길:올림픽대로 끝에서 김포·강화로 가는 48번 국도∼양촌리방면 10번∼352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된다.
■겨울 별미 동어
대명포구엔 요즘 숭어새끼인 일명 동어가 겨울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명포구와 강화도 인근 해안에서 12월∼2월에 많이 잡히는 `동어'는 길이 10∼15㎝로 어른 손가락만크기에 등은 검은색, 배는 흰색을 띄고 있다.
숯불이나 연탄불에 굽거나 날 것으로 그대로(살아있을 경우) 김치에 싸서 먹으면 맛이 고소하고 담백해 애주가들의 안주감으로 인기.
소금에 절인뒤 구우면 밑반찬으로 요긴하게 먹을 수 있다.
포구 어시장에서 1㎏에 5000원(산 것은 1만원)에 사서 횟집에서 구워달라고 하면 된다(수고비는 흥정에 따라 다르지만 김치와 상추, 된장 등을 포함해 5000∼1만원 내외).
살아있는 동어는 회로 먹으면 맛이 더욱 고소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