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KBO 밀레니엄 새출발을…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5시 05분
새 천년을 맞아 온세상은 하늘이 다시 열리기라도 한 것처럼 떠들썩하다.
근심 걱정은 온데간데 없고 희망만 가득하다.
새해 벽두부터 심각한 얘기를 꺼내기가 거북스럽지만 한국프로야구는 지금 `새로운 도약이냐, 퇴보냐'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어제에 만족하고, 오늘에 안주한다면 프로야구에 내일은 없다.
20세기 후반 밭을 열심히 갈고 씨를 뿌려 새싹을 틔우고 뿌리를 굳건히 했다면 21세기는 줄기를 튼튼히 하고 열매를 맺을 시기다.
탐스런 열매는 프로야구고 밭의 주인은 팬들, 챙기고 가꾸어야할 주체는 한국야구위원회(KBO)다.
작년 KBO는 온갖 시련을 다 겪었다.
시즌 초반 심판판정 불신으로 시작된 파문이 여름까지 줄을 지었고 한국시리즈가 끝나자 이사회의 잦은 자유계약선수(FA) 규약 개정으로 KBO는 조정능력에 오점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24일 최영언사무총장까지 자진사퇴했다.
KBO는 사태를 수습하기위해 곧바로 12월28일 이상국 총재특별보좌역을 사무총장에 선임하고 다음날 대폭적인 기구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이상일 운영팀장을 사무차장으로, 2팀제를 4팀제로 확대시켰다.
뉴 밀레니엄을 맞아 박용오총재는 `기다리는 프로야구에서 팬들을 찾아가는 프로야구로의 변신'을, 이사무총장은 쌍방울문제와 타이틀스폰서십 등 굵직한 현안 해결을 약속했다.
한순간에 해결되기엔 너무나 벅찬 일들을 KBO가 해내려면 `권위'부터 찾아야한다.
구단의 입김, 이사회의 횡포로 제 할 일을 하지 못한다는 한숨섞인 푸념은 핑계 밖에 안된다.
일관된 행정, 흔들리지 않는 일처리만이 실추된 명예를 찾아줄수 있다.
출발점의 굳은 맹세가 결승점까지 변치 않기를 기대한다.
[박재호 기자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