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근교 산올라 새천년 구상 '두자리승수 GO'
기사입력 2000년 01월 02일 14시 47분
박찬호는 지난 12월31일(현지시간) 가족 친지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미국 LA근교 `빅베어(Big bear) 마운틴(해발 2100m)'을 찾았다.
박찬호와 어머니 정동순씨, 인기 듀오 지누션 등 12명이 산행에 나서 경진년 희망찬 새해 아침을 맞았다.
산 정상엔 밤새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어, 꿈틀대는 새 천년의 태양을 보진 못했지만 우유빛 세상 속에서 다짐한 박찬호의 각오는 남달랐다.
부상 우려가 있어 스키는 타지 못하고 눈썰매로 스트레스를 풀며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1999년은 시련이 그를 담금질한 한해였다.
98년 15승(9패)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박찬호. 20승도 기대할만하다던 그는 한이닝 연타석 만루홈런 등 극심한 홈런 공포에 시달리며 시즌 초반 패전을 거듭했다.
마침내 99년 6월6일(한국시간) 애너하임전서 상대투수 팀 벨처를 이단옆차기로 가격해 7경기 출전정지까지 당하는 불운이 겹쳤다.
어깨를 짓누르는 심리적 부담, 승리에 대한 지나친 압박감, 나락으로 떨어지는 팀성적이 부진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후반기 눈부신 피칭으로 역경을 딛고 13승(11패)을 마크, 3년 연속 빅리그 두자리승수라는 큰 획을 그었다.
이제 4주간의 특례보충역 군사훈련을 받아 병역의무까지 마쳐 한결 홀가분해졌고 풀타임 메이저리거 4년째를 맞아 자신감도 용솟음친다.
`2000년엔 20승－.'
부푼 새해 아침의 소망이 올시즌 성적으로 이어지는 일만 남았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