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우리 이름 찾아서 기뻐요'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02시 10분
99조별리그 울산 현대－부산 대우전이 벌어진 16일 오후 울산공설운동장.
전광판 맞은편에 자리잡은 울산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유난히 밝은 표정이었다.
구단과 갈등을 겪던 서포터스의 명칭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인지 이들의 응원가와 구호는 전보다도 훨씬 흥겹게 들렸다.
현대는 지난해 7월부터 서포터스의 원래 명칭인 `처용전사'를 `울산 F.C'로 바꿔 사용해 왔다.
`처용전사'란 말에 음란한 이미지가 담겨 있다는 이유로 팬북과 인터넷 홈페이지는 물론 장내방송 등 모든 공식적인 자리에서 `울산 F.C'로 불렀던 것.
하지만 서포터스가 `처용은 인내의 상징으로 울산의 향토제로까지 발전했다'며 강력히 반발하자 김수경 단장은 지난 14일 선수단 회식에 이들을 초청해 `처용전사'란 명칭을 존중할 것을 약속했다.
당초 `처용전사'는 이날 `항의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전반전 또는 경기종료 10분전까지 응원을 거부하고 구호 등을 외치면서 구단의 처사에 항의하려고 했던 것.
특히 이날 경기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고 `처용전사'의 가슴아픈 심정을 전하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구단이 `처용전사'란 명칭을 수용하기로 입장을 바꾸자 시위계획을 접고 응원에 전념한 것.
`처용전사' 박준식 회장은 "서포터스 명칭을 구단이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뒤늦게나마 `처용전사'를 사용키로 결정해 기쁘다"고 말했다.
[ 울산＝신향식 기자 ]
